주가 상승세 주춤, 비지배주주 물량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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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존비즈온 [EQT파트너스 제공] |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기업용 전사적자원관리(ERP)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특화된 더존비즈온 바이아웃에 나섰다. 정부가 논의 중인 상장사 의무공개매수 제도는 비껴가면서 경영권 지분만 인수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매도세가 몰리며 주가가 주춤해진 가운데 EQT는 더존비즈온 밸류업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존비즈온 전일 종가는 8만2800원이다. 직전 거래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9만6600원과 비교해 14% 하락했다. 신고가는 1년 최저가 4만9850원 대비 2배가량 높다. 하반기 들어 경영권 매각 가능성이 언급되며 시장 주목을 받았으나 실제 거래 대상에 최대주주 측 지분만 포함되자 주가 변동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7일 더존비즈온은 경영권 양수도 계약 체결 내용을 공시했다. EQT가 김용우 회장의 보유지분 23.2% 전량과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가 소유한 14.4%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다. 거래가 종결되면 EQT는 더존비즈온 자기주식을 제외한 경영권 지분 총 37.6%를 보유한다.
거래 금액은 주당 12만원으로 총 1조3158억원으로 예정돼 있다. 6일 종가 기준 지분가치가 1조241억원인 점과 비교해 약 28%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다.
EQT는 최소 5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개선 전략을 실행할 계획이며 인수 직후 내부 투자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EQT는 지난 8월에는 명함 애플리케이션(앱) 리멤버 운영사 리멤버앤컴퍼니 지분 약 93%를 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알렸다. 인적자원(HR) 플랫폼을 구축한 리멤버와 더존비즈온의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지도 관심거리다.
더존비즈온은 리멤버앤컴퍼니와 달리 상장사인 점이 눈길을 끈다. 올 상반기 기준 더존비즈온의 지분 44%가량은 소액주주에 분산돼 있다. EQT는 이번 매수 물량에 소액주주 지분을 포함하지 않아 더존비즈온의 상장사 지위는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추진 과제로 의무공개매수 도입을 언급했다. 상장사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때 잔여 물량에 대해서도 인수 의무를 부과하는 장치다. 소액주주에게도 지배주주와 동일한 프리미엄을 제공해 엑시트 기회를 보장하라는 취지다. 현재까지 논의된 방안으로는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을 때 공개매수를 통해 ‘50%+1주’까지 확보 ▷지분 100% 전량 공개매수 등이다.
상장사 포트폴리오에 수반되는 리스크도 있다. 주가 변동성에 노출돼 있으며 PE가 소유한 상장사 가운데 시가가 인수가격을 밑도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PE들은 상장사 인수 시 공개매수를 병행해 상장폐지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VIG파트너스는 미용 의료기기 업체 비올 구주 인수와 동시에 잔여 지분을 전량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실시해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체결된 상장사 경영권 양수도 계약 가운데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스톤브릿지캐피탈-LS증권의 리파인의 경우 경영권 지분에만 프리미엄을 얹어 인수한 거래다. 이들 두 곳은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는 기관주주로부터 거래의 공평성이 떨어진다고 지적 받은 바 있다. EQT 역시 앞서 두 건과 거래 구조가 유사한 만큼 잡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더존비즈온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 권익 보호가 요구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1991년 설립돼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용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해 왔다. 핵심 ERP를 비롯해 세무, 회계, 컴플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EQT의 더존비즈온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과 산업자원부의 인허가 등 관련 규제 승인 절차 이후 완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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