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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서울 종로의 한 귀금속점.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온스당 4000달러 부근에서 숨을 고르던 국제 금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 세계 투자자들이 실물 금 및 주얼리 대신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금을 매수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치재가 아닌 투자자산으로서의 금이 부각되면서 금괴와 보석의 수요는 줄고 금융투자 상품으로서의 금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11일 세계금협회(WGC)가 지난 5일 발표한 ‘미국 내 금 수요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체 금 수요 중 ETF 비중은 74%로 급증했다. 불과 2분기 전만 해도 57%에 그쳤었지만 단기간에 17%포인트 뛰었다.
반면 주얼리와 실물 금괴 수요는 동반 감소했다. 주얼리용 금 수요는 같은 기간 24%에서 13%로 줄었고, 금괴·동전 수요 역시 7%에서 3%로 떨어졌다.
상대적인 수요뿐 아니라 전체 보석 소비량도 감소했다. 3분기 기준 미국 내 실물 금 및 보석 소비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25톤을 기록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와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에 따른 고용 불안 등으로 인해 미국 내 소비 둔화가 나타나자 보석 및 주얼리 구매가 급격히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자산가치를 보존하려는 동기가 커지면서 금 ETF 투자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전체 금 수요는 3분기에 총 186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금 장신구와 금괴 및 금화를 포함한 소비자 수요는 32톤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금 장신구 소비는 2022년 2분기부터 이어진 하락세를 지속하며 전년 대비 12% 줄어 25톤을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12% 감소한 27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금값이 급등하면서 전년 대비로는 23% 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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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수요 |
금괴와 금화 수요는 전년 대비 64% 급감한 7톤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의 저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미주 지역이 3분기에 유일하게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인 주요 지역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49% 감소한 8억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금괴 순매수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전자산업용) 부문은 주요 글로벌 4대 제조 거점에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전년 동기 대비 16톤 줄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수준이다. 일본 역시 19톤 감소하며 4% 줄었다.
반면 한국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7톤, 중국·홍콩은 전체 21톤으로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ETF는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미국 상장 금 ETF에는 3분기 동안 137톤을 빨아들이며 전년 대비 160% 급증했다. 이에 따라 총 보유량은 1922톤(운용자산 규모 2360억 달러)에 달했다.
금 ETF로의 자금 유입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3분기 전 세계적으로 금 ETF에 유입된 자금은 260억 달러에 달했으며, 보유량은 222톤 증가해 총 3838톤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이 전 세계 금 ETF 수요의 62%를 차지하며, 137톤(약 16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 ETF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와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맞물리면서 포트폴리오의 핵심 자산으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주 미국 증시 내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 가격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일 온스당 3990.75달러였던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10일 기준 4074.9달러로 2%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가라앉았던 ‘김치 프리미엄’이 다시 형성되고 있다. 10일 기준 한국거래소(KRX) 금 시세는 g당 19만5670원으로 국제 금 시세(19만140원) 대비 약 2.9%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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