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부터 초임 검사까지…檢 수뇌부에 집중 포화 [세상&]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후폭풍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11일 휴가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 10일 서울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두고 검찰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검사장과 지청장, 대검 간부들과 초임 검사까지 이례적으로 수뇌부에 대해 비판 의견을 내놓고 있다.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은 11일 휴가를 냈다. 거취 문제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18개 지검장들은 지난 10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노 대행의 설명에는 항소 포기 경위와 법리적 근거가 빠져 있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구체적 경위와 근거를 다시 한번 소상히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일선 검사장들이 특정 현안에 대해 수장에게 집단으로 거취 표명을 요구한 것은 13년 만이다. 지난 2012년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대검 중수부 폐지를 추진하며 중수부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자 대검 검사장급 간부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지검장들이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20여 명의 지청장들도 가세했다. 지청장들은 “이번 사태는 검찰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며 “중요 사건에 대한 항소 포기 이유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검사들의 노 대행 사퇴 요구는 의견 표명 수준을 넘어 노 대행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면전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노 대행의 참모인 대검찰청 부장(검사장) 7명은 10일 오전 회의 석상에서 노 대행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대검 검찰연구관들도 이날 노 대행과 면담에서 “항소 포기로 공소 유지 의무를 스스로 저버렸다”며 거취 표명을 직접 요구했다.

검찰 내부망 역시 들끓고 있다. 고위 간부부터 초임 검사까지 수백 개의 항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항소 포기 결정은 정치적 판단이며 검찰의 자존을 훼손했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노 대행과 대검 지휘부, 법무부 장관의 사퇴 요구 글을 잇따라 올렸다.

다만, 법조계에선 수사팀을 비판하는 의견도 일부 있다. 안미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페이스북에 “검사는 단독 관청이라 결재는 내부 절차에 불과하다”며 “결재 없이 법원에 접수시킨다고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수사팀이 대검 승인 여부와 관계 없이 독립적으로 판단했어야 한다고 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사는 단독관청이기 때문에 수사팀 검사는 윗선 결재 없이도 법원에 직접 항소장을 접수할 수 있다”며 “수사팀이 뒤늦게 외부 탓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행은 지난 10일 대검찰청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법무부 장·차관으로부터 항소 포기하란 지시 받았느냐’란 취재진 질문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라고만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한 ‘대장동 일당’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피고인 5명은 모두 항소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만 항소하면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더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없다. 검찰은 1심에서 부당이득 7886억원 전액 추징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뇌물액 473억3200만원만 추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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