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금융위 제재에 정면 대응…행정소송 추진

임시이사회서 효력정지소송 등 논의
비계량 평가 4등급 과잉제재 논란



롯데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결정에 정면으로 맞선다. 금융위원회가 ‘경영개선권고’를 내린 데 대해, 롯데손보는 행정소송을 통해 효력 정지와 제재 취소를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금융위의 행정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 제기 안건을 의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손보 정관에 따르면 중요한 소송은 이사회 결의를 거치도록 규정돼 있다. 소송 대리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손보 입장에서는 사실상 소송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르면 이사회 직후 소장 접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5일 정례회의를 열고 롯데손보에 적기시정조치 1단계인 ‘경영개선권고’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롯데손보는 2개월 내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한 개선계획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하며, 승인 시 1년간 이행 의무를 지게 된다.

당국은 이번 조치의 근거로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을 문제 삼았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기본자본비율은 -12.9%로 집계됐다. 금융위는 “자본적정성이 취약한 수준으로 단기간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금감원 경영실태평가에서 롯데손보는 종합 3등급, 자본적정성 4등급으로 평가돼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됐다.

롯데손보는 이 같은 제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위법 소지가 있다”며 “법률 검토를 거쳐 행정소송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경영실태평가에서 자본적정성 계량평가 3등급(보통)을 받았으나, 비계량평가에서 4등급(취약)을 부여받아 제재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특히 비계량 항목 평가 사유로 ‘ORSA(자체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체계)’ 미도입이 지목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는 “전체 53개 보험사 중 절반 이상인 28개사가 ORSA를 유예 중인데, 동일한 사유로 제재를 받은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롯데손보 노동조합도 “비계량 항목을 근거로 제재를 내린 것은 명백한 과잉 조치”라며 “회사가 강력히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IFRS17·K-ICS 등 새 제도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기준 해석이 엇갈리면서, 일부 보험사가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조치 이후 후폭풍도 현실화되고 있다. 롯데손보는 2021년 발행한 공모 신종자본증권 400억원, 사모 신종자본증권 60억원의 이자 지급을 중단했다.

보험업법 시행세칙상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지면 이자 지급이 제한되도록 계약 조건이 설정돼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금융위와 금감원, 보험사 간 감독 기준 해석 차이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라며 “롯데손보가 소송에 나설 경우 K-ICS 평가 체계 전반의 법적 판단이 새롭게 정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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