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 잔액 1968조 역대 최대
증가폭은 전 분기 대비 크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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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말 가계 신용 잔액은 1968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서울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올해 3분기에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의 영향으로 전체 가계부채가 15조원 가까이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6·27 대출규제 등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증가폭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6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말(1952조8000억원)보다 14조9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가 공표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통화 긴축 기조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 3조1000억원 줄었지만 한 분기 만에 반등한 뒤 올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3분기 증가폭은 전 분기(24조6000억원)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뺀 가계대출만 보면 9월 말 잔액이 1845조원으로 6월 말(1833조1000억원)보다 12조원 불었다. 2분기(+23조9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절반으로 축소됐다.
세부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159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조6000억원 늘어나며 전체적인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잔액은 전 분기 대비 3000억원 늘어난 685조4000억원이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됐는데 이는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등에 주로 기인했다”며 “기타대출도 6·27 대책에서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제한해 3분기 중 신용대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2분기 대비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1003조8000억원으로 3분기 중 10조1000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세가 축소되고 기타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감소 전환한 영향으로 증가폭이 전 분기(19조3000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16조2000억원)도 3분기 중 2조원 늘며 증가폭이 2분기보다 축소됐다. 주담대가 3조9000억원 불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2조원 줄었다. 보험·연금기금·여전사·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525조원으로 1000억원 뒷걸음쳤다.
3분기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 잔액은 123조3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3조원 증가했다. 휴가철 신용카드 사용과 지방세(재산세) 납부 수요 증가 등으로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 팀장은 “가계신용은 2분기 중 비교적 빠르게 증가했으나 6·27 대책과 7월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중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실질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이 2분기 0.6%에서 3분기 1.7%로 크게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3분기 가계부채 비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4분기 중 주담대 반등 가능성에 대해선 “6·27 대책에 10월 추가 대책 영향이 더해지기 때문에 주담대 증가세는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