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우려 딛고 투심 살아난 반도체株…10만전자·60만닉스 버텼다 [종목Pick]

삼전 메모리칩 가격 60% 인상·버핏 알파벳 베팅 겹치며 반도체주 ‘반격’
삼성전자, 중장기 수요 확대 대비해 평택 5공장 건설 개시

[헤럴드DB]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주말 사이 삼성전자의 메모리칩 가격 인상 소식과 워런 버핏의 알파벳 투자 소식에 힘입어 반도체주가 반등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50% 오른 10만600원, SK하이닉스는 8.21% 상승한 60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직전 거래일이던 14일에는 AI 버블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5%, 8.50% 급락했다. 이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 1조2578억원, 삼성전자 5894억원을 순매도하며 투자 심리를 크게 흔들었다.

상황은 주말 사이 반전됐다. 뉴욕 증시에서는 삼성전자가 32기가바이트(GB) DDR5 메모리칩 모듈 가격을 9월 149달러에서 11월 239달러로 최대 60% 인상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오며 반도체주가 상승 전환했다. 16GB·128GB DDR5 역시 약 50% 가까이 올랐고, 64GB·96GB DDR5 가격도 30% 이상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칩 가격 급등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가속화되며 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공급이 장기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일부 고객사들이 물량 확보에 몰리는 ‘패닉바잉’(공황 매수)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토비 고너먼 퓨전월드와이드 대표는 로이터에 “대형 서버 제조사나 데이터센터 구축업체들 중 상당수가 필요 물량을 다 확보하지 못할 것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지불해야 할 가격 프리미엄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여기에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3분기 말 기준 알파벳 지분 43억3000만 달러(약 6조3000억원)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기술주 투자에 신중했던 버핏의 행보라는 점에서 시장의 해석은 더 크게 작용했다. 이 소식에 알파벳은 시간외에서 6% 급등했고, 마이크론도 4.17% 오르며 반도체 관련주 전반이 회복 흐름을 보였다.

이와 별개로 삼성은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중장기 수요 증가를 예상하며 국내 칩 생산라인 증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평택캠퍼스의 2단지 5라인(5공장)의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5라인이 가동 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평택사업장의 전략적 위상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외국인 수급은 빠르게 돌아섰다. 이날 장중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7000억원대의 순매수가 유입되며 지수 하락 압력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그간 AI 산업 버블론이 반복적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프라 투자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메모리칩 가격 인상과 기술주 강세가 전개되면서 단기 조정 국면도 진정되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주에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반도체 및 AI 업종 전반에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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