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통했다…중국, 글로벌 개방형 AI 모델 미국 추월

딥시크 등 중국 AI 시장점유율 미국 앞서
개방형 모델 전략으로 빠르게 시장 확보
미국 빅테크, 대부분 폐쇄형 고집…트럼프 AI 실행계획 압박

 

중국의 인공지능(AI) 앱 딥시크가 지난 1월 애플 앱 스토어 1위에 오르는 등 빠르게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중국의 개방형 인공지능(open AI) 모델의 시장 점유율이 미국 기업들을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오픈소스 AI 스타트업인 허깅페이스의 연구를 인용해, 지난 1년간 중국산 신규 AI 모델의 총 다운로드 점유율이 17%로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이는 구글과 메타, 오픈AI 등 미국 개발사들의 다운로드 점유율 15.8%를 넘어선 수치다. FT는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미국 기업들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전했다.

MIT와 허깅페이스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AI는 딥시크와 알리바바에서 만든 큐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딥시크는 적은 비용과 연산 능력을 사용하면서도 미국 경쟁사들과 대등한 성능을 보인 강력한 AI 추론 모델 ‘R1’을 선보여, 올해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지난 1월에는 애플 앱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앱 순위에서 오픈AI의 챗GPT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 AI 모델의 급성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오픈 소스로 개혁을 가속화하는 전략의 덕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개발자가 자유롭게 다운로드하고 수정 및 통합할 수 있는 오픈 모델을 AI 개발의 중심에 두고 있다. FT는 오픈 소스 전략에 대해 스타트업의 제품 개발과 연구진의 성능 개선을 용이하게 한다며, 향후 AI의 미래에 막대한 영향력을 부여할 것이라 전망했다.

셰인 롱프레 MIT 연구원은 중국 AI의 도약에 대해 딥시크와 알리바바 클라우드 같은 중국 기업들이 AI 모델 출시 방식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도입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구소들은 6개월이나 1년마다 시리즈 모델을 출시하는 것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매주 또는 격주 단위로 모델을 출시한다. 수시로 모델을 출시하며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형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전문가는 중국이 미국의 강력한 칩 수출 통제로 인해 연산 능력에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풍부한 자국 연구 인력을 보유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중국 AI 그룹들은 더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었고, ‘증류(distillation)’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작지만 강력한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증류는 거대하고 복잡한 AI 모델의 지식을 더 작고 효율적인 모델로 이전, 연산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고성능을 내는 경량화된 모델을 만들게 하는 기술이다. 중국 AI 연구소들은 AI 영상 생성 모델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빅테크들은 대부분 지적재산권과 산업안보, 기술경쟁력 등을 감안해 ‘폐쇄적(closed)’ 접근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오픈AI나 구글, 앤트로픽 등은 기술에 대해 각 사가 완전히 통제하는 구조를 유지하며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린 후, 고객 구독이나 기업 간 거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웬디 창 선임 분석가는 “중국에서는 오픈 소스가 미국보다 더 주류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미국 기업들은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그들은 높은 기업 가치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으며, 자신들의 기밀을 공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등에서 이미 중국에 바짝 쫓기고 있는 미국은 AI에서 중국에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 기업들에 오픈 소스 모델로의 전환을 제안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AI 실행 계획(AI Action Plan)’에서 오픈 소스와 오픈 웨이트 AI를 장려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한달 후인 지난 8월 오픈AI가 첫번째 오픈 웨이트 모델을 공개했다. 오픈 웨이트는 훈련이 끝난 모델의 웨이트(파라미터)를 누구나 내려받아 쓸 수 있게 공개한 것인데, 훈련 데이터나 훈련 코드, 전처리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오픈 소스는 모델을 처음부터 훈련시키는 데 필요한 코드와 훈련 데이터를 모두 제공해 개방형의 강도가 더 높은 방식이다.

오픈 AI와 달리 다른 빅테크들은 오히려 폐쇄형 모델 개발에 더 집중하고 있다. 수년간 라마(Llama) 모델 시리즈로 오픈 웨이트 AI 개발을 해온 메타는 폐쇄형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미국은 중국에 비해 오픈 소스 개발 분야의 대형 독립 플레이어가 훨씬 적다. 이달 시애틀의 앨런 인공지능 연구소가 완전 오픈 소스 모델 ‘올모 3(Olmo 3)’를 출시했지만, 대기업 등 주요 시장 플레이어들의 개방형 AI 모델 참여는 드물다.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자넷 이건 선임 연구원 겸 부국장은 “중국이 오픈 모델 영역에서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 우려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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