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대법원 판사들의 모임…20일 남은 내란특검 들여다 본다 [세상&]

“계엄후 사법부회의 사실관계 확인중”


브리핑하고 있는 박지영 내란특검보[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다음달 14일 수사를 종료하는 내란특검팀이 ‘대법원의 계엄 가담 의혹’을 뒤늦게 살펴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요청에 사법부까지 수사대상을 넓혔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한데다 당장은 ‘계엄선포후 비상소집’ 수준이었다는 대법원의 입장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팀은 최근 법원행정처에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있었던 ‘대법원 긴급회의’가 열린 경위에 대해 공식 질의했다. 법원행정처는 천대엽 처장이 국정감사에서 답한 내용을 골자로 한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당시 긴급회의와 관련해 ‘대법원 비상계엄 연루설’을 반박하면서 “아닌 밤에 홍두깨식 비상계엄 때문에 영문 파악을 하기 위해 사발통문식으로 긴급하게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처장은 “(당시) 차장·실장들이 느닷없는 비상계엄 소동 때문에 영문을 몰라서 걱정돼 서로 전화로 이야기하다가 ‘모여서 이야기하자’고 해서 나온 것”이라며 “그러다 대법원장한테도 알리자고 해서 비서실장을 통해 전화로 알렸고, 대법원장은 밤 12시 40분에 행정처에 등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위는 지난 24일 내란특검을 항의방문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하면서 ‘사법부가 계엄사령부에 협조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계엄이 발동되면 군사법원으로 이관되는 13개 범죄의 처리 문제, 민·형사 절차의 통제 가능성, 계엄사령부와의 지휘·협조 관계 등을 사법부가 실무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당일 긴급회의에서 계엄사령부에 사법권 이양을 협력하는 회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23일 조 대법원장과 천 처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특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한마디로 집에서 TV만 보고 있기 뭐해서 모인 수준으로 알고 있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은 뒤늦게 나왔는데 어떻게 조직적인 회의인가”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재경지원 판사는 “특검도 일단 사실확인 차원에서만 질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향후 의혹이 있다면 당연히 수사는 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는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혐의점이 있는지 살펴보는 상황으로 봐달라”고 했다. 특검도 특별한 혐의점을 포착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의 강한 요구에 응하고 있는 수준인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두차례 영장기각으로 기소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외환수사도 이적죄에 그쳐 사법부 전격수사로 돌파구를 찾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내란특검은 전날 김건희 여사와 박 전 장관 간 ‘부정 청탁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김건희특검과 순직해병특검, 대검찰청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란특검팀은 지난 6월 18일 수사를 개시해 9월 15일 90일간의 기본 수사기간을 마쳤고, 이후 3차례(90일) 수사 기한을 연장해 다음 달 14일 수사기간이 만료될 예정이다. 20일 남짓 남은 수사 기간 내에 사법부 수사를 끝마치기는 물리적으로도 촉박하다.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한 사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인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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