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위’ 샴페인의 프러포즈…연말 유럽 분위기에 ‘딱’ [르포]

니콜라스 푸이야트, 신세계L&B 손잡고 韓 재진출
존 F.케네디와 파티 즐기던 매니아가 만든 샴페인
2009년 빈티지 론칭 하루만에 대부분 소진되기도


연말을 앞두고 신세계L&B가 신규 샴페인 브랜드 ‘니콜라스 푸이야트(Nicolas Feuillatte)’를 론칭했다.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에서 진행된 론칭 기자 간담회에서 선보인 6종 와인. 신현주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샴페인은 고급스럽기만 할까.

연말을 앞두고 신세계L&B가 신규 샴페인 브랜드 ‘니콜라스 푸이야트(Nicolas Feuillatte)’를 론칭했다. 샴페인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13년째 내수시장 1위를 고수하는 ‘국민 와인’이다.

장 프랑수아 라가르드(Jean-Francois Lagarde) 한국·일본 세일즈 매니저는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프랑스 넘버원 샴페인과 한국 넘버원 와인 유통사가 만났다”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푸이야트는 지난 1976년 론칭한 젊은 브랜드다. 2012년 이후 프랑스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에 샹동과 뵈브 클리코 다음으로 전 세계 샴페인 판매율 3위다. 2010년 중반 한국에 진출했지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수입사를 여러 차례 바꾼 끝에 올해 신세계L&B와 손을 잡았다.

니콜라스 푸이야트는 협동조합 체제로 운영한다. 약 5000평의 포도 재배인이 조합원으로 있다. 니콜라스 푸이야트가 이들로부터 우수한 품질의 포도를 합리적 가격에 구매하는 방식이다. 외부에서 포도를 매입한 후 양조만 하는 네고시앙 체제인 대형 샴페인 제조사와 사뭇 다르다.

맛의 특징은 ‘과실향’이다. 오크통으로 바디감을 구현하는 것과 달리 스테인레스 통을 쓴다. 15개월이 넘는 숙성이 향의 깊이를 더한다. 엔트리급 샴페인은 최소 3년 동안 숙성한다. 10년 이상 숙성하는 제품도 있다. 장 프랑수아 라가르드 매니저는 “포도에 다른 뉘앙스를 씌우는 것을 지양한다”며 “숙성 기간이 길어 기포가 깔끔한 데다 맛은 우아하고 균형적”이라고 설명했다.

니콜라스 푸이야트는 커피 사업을 하던 브랜드였다. ‘파티 마니아’였던 설립자 니콜라스 푸이야트 영향으로 샴페인 사업에 발 들였다. 존 F.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당대 유명 여배우와 어울리던 그는 샴페인 병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니콜라스 푸이야트의 ‘팔메도르 2009 브뤼’. 2009년 생산된 포도로만 만들어졌으며 제네디 케네디의 흑진주 목걸이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신현주 기자


‘팔메도르 2009 브뤼’가 대표적이다. 짙은 검은 와인병에 진주알이 박힌 듯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영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의 흑진주 목걸이에서 따왔다. 와인 시장에서 고급으로 분류되는 ‘원 빈티지’다. 한 해에 수확된 포도로만 만든다는 의미다. 매년 만들지 않아 희소성이 높다. 라가르드 매니저는 “10년에 2~3개꼴로 나오는 와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는 240병만 들어왔다. 로제 와인을 포함한 300병 대부분은 지난 26일 론칭 당일 소진됐다.

대중적인 ‘리저브 익스클루시브 브뤼’도 있다. 수확한 포도를 뫼니에 40%, 피노 누아 20%, 샤르도네 20% 비율로 조합해 3~4년 숙성했다. 시음하기 전에는 시트러스 향이 났다. 입에 머금었을 때는 서양배와 살구향이 났다. 라가르드 매니저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와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밀레짐 2019 블랑 드 블랑 브뤼‘도 주력 상품이다. 100% 샤도네이로, 약간의 꽃향이 섞인 과실향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적합하다. 꼬드 드 블랑, 꼬드 드 세잔, 몽규에서 재배한 포도를 쓴다. 몽규는 최근 주목받는 포도 재배지다. 토양에 석회질이 풍부하다. 숙성기간은 5년이다.

신세계L&B는 니콜라스 푸이야트 상품을 이마트·이마트24·세계백화점 등 계열사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채널 특성에 맞게 상품군을 조율해 맞춤으로 선보인다. 라가르드 매니저는 “신세계L&B와 함께 한국 시장에서 샴페인을 대중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푸이야트의 ‘리저브 익스클루시브 브뤼’. 가장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엔트리 샴페인으로, 서양배와 살구 향이 특징이다. 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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