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격노에서 시작된 채상병 사건…특검 33명 기소하고 수사 종료 [세상&]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해온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이명현 특검 “채해병 명복 빈다”
수사 개시 150일 만에 종료
윤 전 대통령 등 33명 기소
“구명로비 의혹 재판에서 밝히겠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고(故) 채수근 해병의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채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수사가 종료됐다. 채상병 특검팀은 3대 특검 중 가장 먼저 막을 내리게 됐다.

28일 이명현 특별검사는 브리핑을 열고 “특검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해병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수사에 윗선의 압력이 어떻게 가해졌는지 밝히기 위해 출범했다”며 “특검 수사 결과가 유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 되기를 바란다. 국방의 의무를 지다가 순직한 故 채수근 해병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고 밝혔다.

이 특검은 이어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침해하는 수사 외압 행위는 중대한 권력형 범죄다. 법원의 엄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2일 출범한 채해병 특검팀은 ▷故 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 및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외압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대사 도피 ▷구명로비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왔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부 등 180회 압수수색과 300명 이상의 피의자 및 참고인 조사, 430점 이상의 디지털장비 포렌식을 거쳤다. 특검팀은 3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해 150일 동안 수사를 이어갔고 이날 공식적으로 수사 종료를 선언했다. 이 특검과 4명의 특별검사보, 39명 특별수사관, 79명 파견공무원 등 131명으로 구성된 특검팀은 향후 30~40명 내외로 규모를 줄여 공소 유지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총 33명의 혐의자를 기소했다. 이 중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은 모두 불구속 기소로 넘겼다. 이 특검은 “사건 발생 후 오랜 시간이 흘러 많은 증거들이 사라졌고 당사자들 간 말 맞추기 등 진술 오염도 심각했다”며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등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재판부의 과도한 기각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채상병 순직 사건은 2023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호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해병대 제1사단 포병여단 제7포병대대 소속 채 상병(당시 일등병)이 급류에 쓸려 실종됐다. 해병대 수사단의 최초 수사 결과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피의자로 포함됐지만 이를 보고 받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면서 해병대 수사단 수사 결과를 바꾸려 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지난 21일 윤 전 대통령을 수사 외압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은 후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고 이에 따라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전 대령에게 수사 외압이 가해졌다는 것이 특검 수사 결과다.

특검팀은 ▷경북청 관계자 직무유기·수사정보 누설 ▷국가인권위원회의 은폐·무마·회유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변호사법 위반 등은 국가수사본부에 인계할 방침이다. 다만 임 전 사단장이 이 전 대표, 김장환 목사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은 별도 사건으로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특별검사는 “(구명 로비 의혹은) 별도 사건이 아니라 윤 전 대통령 등이 채 상병 사건 관련 수사외압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 대상이다. 구명로비 의혹은 향후 피고인 윤석열 등의 공판 과정에서 증인신문을 통해 수사 외압의 동기와 배경이 규명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명 로비 의혹의 당사자인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통해 기소하지 않고 윤 전 대통령 재판 과정에서 의혹의 실체를 밝히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전 대표, 임 전 사단장 등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친분 등에 대해 허위증언한 점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로 별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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