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엔 성심당, 성수동엔 무신사…골목상권 살릴 수 있다”

“무신사, 젠트리파이어 아닌 성수동 앵커 테넌트”
“사옥 이전 2022년 이후 오히려 임대료 상승 둔화”
무신사, 100억원 들여 서울숲 ‘K-패션 클러스터’ 조성


무신사 성수@대림창고 매장 전경 [무신사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대전에 성심당이 있는 것처럼, 무신사가 성수동을 살리는 것도 우리나라 골목상권을 살리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무신사가 성수동을 대표하는 ‘앵커 테넌트(핵심 점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무신사가 최근 성수 일대 부동산을 사들인 것이 젠트리피케이션의 발단이라는 지적에 반하는 주장이다.

한국유통학회는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K-패션과 로컬 상권의 동행’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주된 내용은 무신사의 역할이었다.

발표자들은 성수동이 무신사 등장 이전부터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무신사는 ‘젠트리파이어’가 아닌 ‘앵커 테넌트’라고 봤다.

이유석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이유를 무신사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22년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무신사가 본격 진출하며 성수동 상권이 크게 부흥했다”며 “하지만 성수동은 이전부터 부동산 가치가 지속해서 상승했고, 임대료는 오히려 2022년부터 상승세가 둔화해 서울시 전체 평균치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이어 “무신사가 건물을 이것저것 사들여서 임대업을 한다면 사회적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무신사는 모두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무신사 관련 매장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무신사의 상생 노력도 다뤄졌다. 이 교수는 “홍대, 강남과 달리 성수 상권은 뻔한 프렌차이즈가 들어와 살아남기 어려운 개성이 강한 곳”이라며 “무신사는 구두 공방에서 시작된 성수동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움직임으로 상권에 녹아들었다”고 평가했다.

무신사는 최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일대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이 일대를 ‘패션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실 상가를 임차한 후 자사 온라인몰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재임차하고, 브랜드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무신사는 성수역 일대를 넘어 서울숲 일대, 나아가 성동구 전체를 K-패션 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무신사는 이를 위해 성동구와 지역 상권 활성화 ‘상생 협약’도 체결했다. 무신사는 앞서 성수의 신발 전문 업체와 협업해 보행 불편 장애인들에게 신발을 지원하는 등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한국유통학회는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K-패션과 로컬 상권의 동행’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주된 내용은 무신사의 역할이었다. 신현주 기자


장명균 호서대학교 교수도 “무신사 뷰티 페스타에 참여한 36개 브랜드 중 86%가 인디 브랜드였고 25%는 사업 기간이 3년 미만이었으며, 81%는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브랜드였다”며 “인재 발굴을 위한 장학제도, 환경을 지키기 위한 ‘무신사 어스’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무신사가 ‘지역 맞춤형’ 상생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 교수는 “전통시장 근처 노브랜드 매장은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제외한 물건을 판매했다”고 했다. 이어 “노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젊은 고객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다시 이끌었다”며 “사람이 몰리니 전통시장 전체의 구색과 편의시설도 개선돼 낡은 재래시장의 이미지까지 바꿨다. 무신사도 이런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로컬 상인 전용 기획전’과 ‘성동구 주민 대상 캠페인’ 등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패널들은 무신사가 향후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논의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무신사는 현재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PB(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내고 있는데 성수동에만 있는, 다른 지역에는 없는 특화 매장을 내면 성수동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패션업계 소상공인에게 무신사의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은애 중소기업벤처연구원은 “상생을 위한 노력을 아무리 해도 ‘폐업 100만 시대’를 피해 갈 수는 없다”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무신사가 이익을 공유하는 등 공존 전략을 펼치면 성수동 상권의 인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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