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 땅꺼짐, “특이지반·지하수위 하락·하수관 누수 등 복합 원인”

고속도로 터널공사 당시 지하수위 하락·하수관 누수가 지하 불연속면 약화
지반 조사 간격 강화, 비배수 터널 공법 권고 등 개선안 마련


지난 3월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 현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 사고가 터널 공사 지반의 불연속면 미끄러짐과 지하수위 저하, 하수관 누수, 설계공법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국토교통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에 따르면, 명일동 땅꺼짐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하에 존재하던 세 개의 풍화토 불연속면이 만나 형성된 쐐기형 블록이었다.

사고 지점 지하에는 구조적 취약 지반이 존재했으며, 이들이 만나는 지점에 형성된 쐐기형 토체가 터널 내측으로 쉽게 미끄러질 수 있는 형태였다는 게 사조위의 설명이다. 박인준 위원장은 “시추조사 과정에서도 지반 시료가 지하수에 의해 교란돼, 사실상 불연속면의 존재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조위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 12인으로 구성됐으며, 총 26회에 걸친 회의와 현장 시료 채취, 시추 조사, 품질 시험, 관계자 청문, 외부 기관의 드론 기반 3D 지질 모델링 분석 등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지하수위 저하, 하수관 누수 역시 간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고 지역의 지하수위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13공구 터널공사 이후 약 18.6m가량 낮아졌으며, 노후한 하수관에서의 지속적 누수도 부가적인 지반 약화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하수관은 2022년에 실태조사를 받았지만, 균열과 이음부 단차 등에 대한 보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사조위는 이와 함께 시공 중 굴진면 측면전개도 작성의무 미준수와 지반 보강재 주입공사 시방서 작성 미흡 등의 부실 사례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지반조사 간격을 좁히고, 도심지 심층풍화대 구간에 비배수 터널 공법(TBM)을 권고하는 등의 설계·시공 관리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지하수위 급변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안전평가서 표준 매뉴얼을 개정하고, 굴착 전후 지반탐사 시기와 기준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터널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조치로는 강관보강 그라우팅 공법의 적용, 디지털 기반 굴진면 평가 시스템 도입 등이 제안됐다. 또한 도심지 터널 위에 하수관 등 지하시설물이 존재할 경우 보강 공법을 반드시 적용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행정처분과 수사를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4월에는 서울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특별점검도 실시해 지하안전관리 미흡 사례 등을 적발하고 시정을 완료했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12월 중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며, 조사 결과는 국토부 및 지하안전정보시스템 누리집을 통해 공개된다.

박인준 사조위 위원장은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자연재해와 인재(人災)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불연속면과 쐐기형 토체는 지반이 원래부터 지닌 자연적 특성에 가깝고 서울에서 이런 사례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고는 자연적 취약 구조 위에 지하수위의 급격한 저하, 하수관 누수, 그리고 시공 공법의 한계가 겹쳐 발생한 복합적 사고”고 진단했다.

재발방지대책으로는 “비개착 터널 공사에서 지반조사 기준을 현행(100m)보다 촘촘한 50m 간격으로 시공계획서에 반영시키고 경제적 이유로 흔히 사용되는 나틈(NATM) 공법이 도심지 지반 여건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돼 비배수 터널 공법 적용을 널리 권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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