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빠와 데이트하세요” 한류팬 성착취 미끼였다…브라질 ‘발칵’

‘한국 남성과의 만남을 주선한다’는 내용으로 브라질 여성들을 유인한 웹사이트 화면. [온라인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브라질에서 한류 여성 팬을 노린 성착취 범죄 의심 사이트가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주상파울루 한국 총영사관도 해당 사이트가 성범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 당국과 공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한국 총영사관과 현지 한류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주요 소셜미디어(SNS)에는 ‘한국 오빠와 데이트하세요’라는 내용의 유료 만남 서비스 웹사이트 광고가 등장했다.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오빠와 함께 K-드라마의 마법을 다시 느껴보세요!’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상파울루의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는 취지의 글이 확인된다. 아울러 한인 상가 밀집 지역인 봉헤치루와 파울리스타 대로 카페 방문, 전통 한국식 고깃집에서의 저녁 식사, 이비라푸에라 공원 산책, 유명 드라마 대사 속삭이기 같은 구체적인 유료 데이트 패키지도 소개돼 있다.

특히 사이트에는 ‘오빠 릭(Oppa Rick)’이라는 이름의 남성이 모델로 등장한다. 사이트 운영자 또는 운영자와 관련된 인물로 보이는 이 남성에 대해 사이트는 “한국과 일본의 매력이 어우러진 국제 모델로, 4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브라질 문화에 열정을 품고 있다”며 “상파울루에서 드라마의 마법을 현실로 옮겨, 여러분이 진정한 주인공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웹페이지 한켠엔 한글로 ‘사랑’, ‘추억’, ‘꿈’ 같은 단어를 배치하고, 남성과 여성이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듯한 사진과 후기까지 올려놓고 서비스 이용을 유인했다.

한국 총영사관은 해당 플랫폼이 사기 또는 기망 행위를 넘어 브라질 여성을 상대로 한 성착취 목적을 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인호 경찰 영사(총경)는 “수집된 증거와 자료에 따르면 성착취 범죄 가능성이 높다”며 “관할 수사기관 및 상파울루주 검찰청과 함께 관련자 처벌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수사기관은 사이트 운영 관련 인물로 일본계 브라질 국적 남성을 추적 중이지만,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총영사관은 피해 신고를 요청하는 공지문을 SNS에 배포하고 추가 피해 방지에 나섰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변호사, 의사, 교사 등을 포함한 한류 팬을 상대로 팬클럽 내 가짜 프리미엄 회원권 판매, 한국 남성 사진을 도용한 로맨스 스캠, 허위 선물 배송 수수료 요구 등의 범죄가 다수 적발됐다.

김 영사는 “브라질 내 우리 국민 보호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미지나 문화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에 의해 피해를 볼 수 있는 모든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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