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도 올해·내년 전망치 0.1%P씩 높여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내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일제히 높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평균 1.9%였다. 10월 말(1.8%)과 비교하면 0.1%포인트 올랐다.
IB별로 보면 바클리와 골드만삭스가 1.8%에서 1.9%로, 씨티가 1.7%에서 1.8%로, JP모건이 1.3%에서 1.4%로 0.1%포인트씩 전망치를 올렸다. 노무라는 1.9%에서 2.1%로 0.2%포인트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8%, HSBC는 2.0%, UBS는 1.9%를 각각 유지했다.
이들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같은 기간 2.0%에서 2.1%로 0.1%포인트 높였다.
바클리와 씨티, JP모건, 노무라, UBS 등 5개 사는 2.0%에서 2.1%로, 골드만삭스도 1.9%에서 2.0%로 0.1%포인트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9%, HSBC는 2.2%를 각각 유지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전망치 상향에 대해 최근 내수 경기가 회복되는 동시에 높은 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1.3%였다. 이중 소비와 투자를 종합한 내수의 성장률 기여도는 1.2%포인트였다. 3분기 성장률의 대부분이 내수에서 나온 셈이다.
또 환율이 오르면 석유류나 수입 농축수산물을 비롯해 더 나아가 가공식품이나 외식 등 소위 ‘밥상머리 물가’도 오른다. 원/달러 환율은 4월 1480대 수준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7월 1350원 수준을 찍은 뒤 다시 반등하고 있다. 최근에는 1460원대 중반 전후에서 등락하고 있다.
한은에서도 지난달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에서 2.1%로, 1.9%에서 2.1%로 각각 0.1%포인트씩 높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당시 “고환율로 인해 물가가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최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높아진 환율이 향후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하며 지난달과 같은 증가폭을 유지했다. 서비스 가격은 하방 요인(-0.1%포인트)으로 작용했지만, 농축수산물과 석유류가 각각 0.17%포인트, 0.05%포인트씩 오르며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렸다. 물가상승률은 8월 1.7%에서 9월 2.1%, 10월 2.4% 등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김벼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