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상공격 곧 시작”…군사작전 확대 시사
베네수엘라 원유 매장량 3030억배럴…세계 1위
‘중질유’ 베네수엘라 원유, 미국산보다 활용도 높아
![]() |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본토 침공을 가시화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의 이유가 마약밀매 차단을 넘어 베네수엘라의 원유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부터 마약밀매 차단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보내는 등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공격해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군사 작전을 지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해 미군이 베네수엘라 영토에 있는 마약 카르텔에 직접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
| 지난 2002년 12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휘발유를 채우는 모습. [게티이미지] |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독 베네수엘라에 강경한 이유가 원유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보도했다. 미 CNN 방송도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돼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세계 시장에 개방된다면, 이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베네수엘라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1위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약 3030억배럴의 확인된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매장량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2670억배럴), 이란(2090억배럴), 캐나다(1630억배럴), 이라크(1450억배럴) 등 국가보다도 많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실제 생산량은 매장량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약 1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생산의 약 0.8%에 불과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2013년 집권하기 이전의 생산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사회주의 정권이 1999년에 들어서기 전 하루 350만배럴을 생산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미국산 원유보다 활용도가 훨씬 높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미국에서 생산된 원유는 주로 저유황경질 원유로 휘발유 이외의 용도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중질유로, 디젤이나 아스팔트, 중장비용 연료 등 특정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디젤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한 제재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미국 내 대부분의 정유 시설은 베네수엘라의 중질유를 처리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미국산 원유보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사용할 때 훨씬 효율성이 높다”며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된 뒤 베네수엘라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면, 세계는 더 많은 원유를 접근할 수 있게 돼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열린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 |
이와 관련해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달 산유국들에 “트럼프 대통령이 노리는 것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장악”이라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압박은 마약거래와의 전쟁이 아니라, 남미의 석유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석유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CNN은 “미 국무부는 1만5000명의 병력을 투입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상공을 사실상 비행 금지 구역으로 선포한 데에 원유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인하고 있다”며 “배경이 무엇이든 간에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가 현실화될 경우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라는 점은 베네수엘라의 미래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