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역량 총결집…우리만큼 준비한 곳 없다”
“1만5000명 참여” 국내 산업 직결 경제 파급 기대
‘가장 빛나게, 성공적으로 치를 도시’ 경쟁 공모
“부산, 세계 2위 환적항…다극 체제 전환의 중심”
[헤럴드경제(뉴욕)=양영경 기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한국과 칠레가 2028년 제4차 유엔해양총회(UNOC) 공동 개최국으로 확정을 앞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이 실질적인 해양 강국으로, 해양 의제를 주도하는 선진국이 됐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전 장관은 차기 총회 유치 확정을 위해 뉴욕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주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압도적인 성적으로 A그룹(해운국) 이사국 13연임에 성공했고 연이어 UNOC를 유치하게 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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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8년 제4차 유엔해양총회(UNOC) 유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
UNOC는 3년마다 열리는 해양 분야 최대 규모의 최고위급 국제회의로, 선진국과 신흥국이 짝을 이뤄 공동 개최하는 것이 관례다. 올해 제3차 회의는 프랑스와 코스타리카가 공동 개최했으며 한국과 칠레가 공동으로 유치한 차기 회의는 8일 유엔총회 결의안 채택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전 장관은 “UNOC에는 전 세계에서 약 1만5000명이 참석하기 때문에 국내 어느 도시에서 열리더라도 경제적 파급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의제 선도 효과가 국내 산업과도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국정과제 56번 ‘K-해양강국’에 UNOC 유치가 포함돼 있는 만큼 외교 역량을 모두 결집하고 있다”며 “우리만큼 열심히 준비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한국 개최는 100%로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UNOC 국내 개최지에 대해서는 “가장 빛나게,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도시를 경쟁 공모 방식으로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장관은 지난달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고, 해수부 부산 이전이 8일부터 본격화되면서 해양수도 전략이 한 단계 더 구체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수도권은 미어터져 죽고, 나머지 지역은 말라 비틀어져 죽는 상황에서 죽는 건 똑같다”며 “이런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다극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마침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고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운·항만 인프라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라며 “부산은 해양수도로 충분히 키울 만한 전략 도시이자 거점 도시로, 북극항로 전진기지 역할까지 가능한 조건이 모두 갖춰진 곳”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특별법에 대해 “부산을 해양수도로 명문화함으로써 법적 지위를 명확하게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해수부뿐 아니라 산하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이전까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모두 마련됐다”며 “세제 지원은 물론, 이전 기업 직원 주택 특별공급과 자녀 교육 지원 등 정주 여건을 뒷받침할 근거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해양수도의 롤모델로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제시했다. 전 장관은 “로테르담항은 환적 시스템과 스마트 항만이 잘 갖춰져 있고 인근 농수산물 가공 클러스터, 스히폴 국제공항과의 연계도 잘 이뤄져 있다”며 “모범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전 장관은 국제 정세와 해양 산업 전략을 연계해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는 북극항로에서 10척 정도의 쇄빙선을 운용하고 있고, 핵 추진 쇄빙선을 가진 유일한 나라”라며 “(과거에는) 설계 능력이 세계 1등인 러시아가 설계를 하고 우리가 그 설계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건조하는 협력 구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우리도 준비하고 있다가 손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전 장관은 명확한 긍정 또는 부정의 답을 피했다. 대신 그는 “제가 해야 할 일은 어떤 장관이 오더라도,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해양수도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라며 “해양수도 인프라를 법제부터 정비하고 조직과 기능, 역할을 재정리해 가시적인 성과를 빠르게 내서 되돌릴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를 많이 내기 위해 해야 할 일에 지금 당장 집중하고자 한다”며 “선거를 염두에 두기 시작하면 될 일도 잘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