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서 지원금 받은 단체, 인종문제 감안토록 한 규정
50년만에 폐지 추진…민권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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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팸 본디 미 법무장관. 미국 법무부는 50년만에 결과적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AFP]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 법무부가 결과적으로 인종차별을 부르는 조치를 금지하는 규정을 50년 만에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이 ‘극심한 불균형적 영향’(disparate impact)이라 불리는 법무부 가이드라인을 공식적으로 폐지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본디 장관은 해당 규정을 폐지하려는 이유에 대해 지나치게 오래 유지됐다고 밝혔다.
‘극심한 불균형적 영향’은 표면상 혹은 형식상으로는 차별이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법적 보호 대상인 집단의 사람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를 말한다. ‘결과적 차별행위’, ‘불리 효과’, ‘차별적 영향’ 등 다양한 표현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특정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종 차별적 요소가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특정 인종에게 불리할 수 있다면 이를 배제하거나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형식적·노골적·고의적 차별 뿐만 아니라 실질적 차별행위도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은 규정이다.
행정부와 법원은 이를 미국이 수십년간 유지해온 차별금지 정책의 기반이 되는 ‘1964년 민권법’에 대한 주류 해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산업시설의 입지를 선정할 때 표면상으로는 인종 문제와 무관하게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여도, 그 주변에 살고 있는 흑인 밀집 지역에 큰 피해가 가도록 하는 것은 차별행위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1973년부터 연방정부 자금을 지원 받으려는 단체들에는 이 ‘극심한 불균형적 영향’이 있는지 검토하도록 의무화하는 정책을 시행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적 관행의 패턴’이 나타날 경우 경찰 수사나 조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후 합의 등을 통해 차별적 관행을 없애도록 유도해왔다.
폴리티코는 ‘극심한 불균형적 영향’ 기준이 폐지되면 법무부가 주택, 형사법, 고용, 환경규제 등 다양한 정책분야에서 차별적 편견에 제동을 가하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법무부의 이번 가이드라인 폐지가 입법예고 후 의견 수렴 등 통상적 규정 개폐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이뤄진 것도 문제가 된다.
민권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민권단체 겸 민권분야 전문 법무법인인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 법률방어교육기금(NAACP LDF)은 이번 조치에 대해 전례가 없고 위험하다며 반발했다. NACCP LDF의 선임 정책 법률고문인 아말레아 스머니오토풀로스는 “불공정한 차별 정책을 금지하는 법무부 규정을 폐지하는 것은 아주 교묘한 방식의 배제를 막아주는 핵심적 보호장치를 없애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하밋 딜런 법무부 민권담당 차관보는 “이전의 ‘극심한 불균형적 영향’ 규정은 고의적 차별의 증거가 없는데도 인종적으로 중립적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부추겨 왔다”며 “우리는 이런 (민권법 해석) 이론을 거부하고, 실제 차별의 증거를 요구함으로써 법 아래 진정한 평등을 회복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인종이나 성별에 기반한 할당제를 부과하는 데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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