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바다 생명의 눈보라,대규모 산호 산란 진풍경[함영훈의 멋·맛·쉼]

남북한 2배 2600km에 걸친 장관
살아 숨쉬는 청정 해양 생태계의 활력


생명과 축복의 수중 눈보라.. 호주 퀸즈랜드 주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산호 산란 모습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해역, 호주 북동부 바다속에서 생명과 축복의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12월의 호주, 이곳 퀸즐랜드주는 눈이 내리지 않지만,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바닷속에서는 ‘바다의 눈보라’라고 불릴만한 새로운 생명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9일 대왕조개·연체동물·복족류 등이 리프 전역 2600km에 걸쳐 진행된 ‘산호 동시 산란 (coral spawning)”에 합류하며 장관을 연출했다.

지난 11월 일부 산호의 사전 산란에 이어, 이날 또 한 번의 숨막힐 듯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다.

▶호주 북동부 바라의 눈보라

이 산호의 정자(sperm)와 알(eggs)이 만들어내는 수중 눈보라는 세계에서 가장 경이롭고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놀라운 자연 현상으로 꼽힌다.

선러버 리프 크루즈 (Sunlover Reef Cruises)의 마스터 리프 가이드 미셸 배리 (Michelle Barry)와 해양 교육 리더 애비 로빈슨 (Abbi Robinson)은 크루즈 폰툰 (pontoon: 해상 부유 구조물)이 정박한 무어 리프 (Moore Reef) 인근에서 이번 산란 현상을 관측했다.

호주 그레이트베리어리프 산호 산란


15년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일하면서 여덟 차례 산란을 목격한 해양생물학자 미셸은 “산란 시 바닷속은 시야가 완전히 가려질 정도의 다량의 정자와 알이 물속을 가득 메웠으며, 마치 분홍빛 눈보라에 휩싸인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산란이 불러온 수중 생태계의 활기에 찬사를 보내면서 “수조 마리에 달하는 산호 유생이 형성되어 바닷속을 떠다니는 동안, 리프의 모든 생물들이 이 영양분 가득한 산란을 먹기 위해 몰려드는데 이를 통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얼마나 활기차고 살아있는 생태계인지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철통 대비..과연 세계 최고 청정해역

선러버 리프 크루즈의 해양생물학팀은 연방정부의 “관광 리프 보호 이니셔티브 (Tourism Reef Protection Initiative)”의 일환으로 무어 리프 일대에서 매주 생물다양성 조사 및 장기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12월 산란 이후에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기준 자료를 구축하기 위한 연례 사전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양생물학자 애비 로빈슨 (Abbi Robinson)은 “이번 대규모 산란은 산호가 건강하고 회복력이 있다는 증거로 산호가 여전히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후 변화는 여전히 전 세계 산호초의 가장 큰 위협으로 남아있다”면서 “모니터링을 통해 이 지역 리프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해파(heatwave)나 교란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호 보존관리자 마스터 리프 가이드


▶“회복력 있는 산호군집 형성”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남쪽 지역에서는, 레이디 엘리엇 아일랜드 (Lady Elliot Island)에서도 환경 매니저이자 마스터 리프 가이드인 제시카 블랙모어 (Jessica Blackmore)가 올 여름 번식 시즌을 앞두고 남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고 전했다.

일부 북부 및 중부 산호 지역에서 이미 지난 11월에 산란을 시작한 반면, 레이디 엘리엇 아일랜드는 12월에 본격적인 산란을 맞이했다.

제시카는 올해의 “분산 산란(split spawn)” 현상이 수온 변화와 달의 주기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섬의 장기적인 보존 활동 역시 이번 시즌의 강한 산란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섬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섬의 서식지를 되살리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들이 모두 강하고 회복력 있는 산호 군집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왜 두 번의 산란이 이루어지는가?

산호의 대규모 산란은 11월 보름달을 신호로 시작되지만, 산호 종마다 생물학적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11월의 예비 산란 (Pre-Spawn)과 12월의 대규모 동시 산란 (Main Spawn)이라는 두 개의 자연적 산란 시기가 형성된다.

▶산호 산란 (Coral Spawning)이란?

산호 산란은 수온과 달의 주기에 의해 촉발되는 대규모 동시 산란 현상으로, 산호 군집 전체가 동시에 정자와 알 꾸러미를 방출하는 과정이다. 이 현상은 보통 10월, 11월, 12월의 보름달 이후 1~6일 사이에 발생하며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600km 구간은 지역별로 시차를 두고 산란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북부와 연안의 얕은 리프일수록 더 이른 시기에 산란하는 경향이 있다. 정자가 난세포를 수정하면 “플라눌라 (planula)”라 불리는 미세한 유생으로 발달한 뒤 리프 바닥에 정착하며 새로운 산호 군집으로 성장하며, 이는 리프의 회복과 재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란은 대개 야간에 이루어지며, 산호와 동시에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산란을 진행해 포식자로부터 산란물을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