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도 서울은 버겁다…107만명 짐쌌다” 어디 갔나보니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올해 서울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107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과 강화된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주거 부담을 견디지 못한 수요가 서울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내이동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1월~10월) 서울 전출 인구는 총 107만5969명으로 집계됐다. 데이터 마감까지 2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월별 평균 10만7597명이 떠난 것을 감안하면 올해 탈서울 인구는 약 14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약 11.12%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한 인구는 전체의 21.62%(23만2652명)으로 16개 시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서울 집값이 장기간 상승하자 주거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입 사유를 살펴보면 이런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전입사유별 이동자수를 보면 ‘주택’을 이유로 서울에서 경기도로 떠난 인구가 전체의 약 33.02%에 달했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1월~10월) 경기도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거래 13만6943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건수는 1만8218건으로 전체의 13.3%를 차지했다.

연봉 1억도 현금 9억 없으면 ‘그림의 떡’

이같은 탈서울 흐름은 대출 규제 강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6·27 대책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대책에선 15억원 이하일 경우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일 경우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 등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이로 인해 연봉 1억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자조차 서울 아파트 매입이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KB부동산이 발표한 ‘12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이달 기준 15억810만원으로, 전월(14억8890만원)에 비해 2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따라서 연봉 1억원 직장인이 서울 내 평균적인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약 9억원의 자기자본이 필요한 셈이다.

특히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 등 핵심 지역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는 올해 들어 20.13% 상승했고, 서초구(13.47%), 강남구(13.12%)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동구(18.31%), 마포구(13.70%), 용산구(12.54%) 등 이른바 ‘한강변 벨트’ 역시 2021년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집값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광역 교통망 확충으로 경기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내 집 마련을 위한 탈서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내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규제를 피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재배치되고 있다”라며 “수도권 중심지를 향했던 수요의 일부가 비규제지역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거래량 증가와 집값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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