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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새해 첫 해외 순방으로 중국을 국빈방문해 고난도 ‘실용외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하고, 미국의 승인을 받은 핵추진잠수함(핵잠) 계획을 설명해야 하는 등 과제가 놓여 있다. 아울러 대만 문제로 촉발된 중일 갈등과 관련한 언급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먼저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회복을 재확인하고 경제 협력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첫 만남 이후 약 두 달 만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나며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안보 현안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극적으로 핵잠 건조 승인을 얻어냈다. 한미 간 조선업 협력을 바탕으로 핵잠 건조 논의 또한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이 핵 확산 우려를 여러 차례 제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관계도 변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중국이 경제 보복을 가하는 등 중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해 구조물과 불법 조업 어선 문제도 다뤄질지 주목된다. 정부는 여러 차례 서해 구조물과 관련한 우려를 표명해 왔고, 중국 측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서해 불법 조업의 경우 이 대통령이 “아주 못됐다” 면서 강도 높은 제재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관계 개선을 우선하고 있는 만큼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최소화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되, 북한의 핵 위협이 커지고 있는 현 상황을 거론하며 중국의 협조를 요구하는 것이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31일 통화에서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두고 복잡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 얘기도 어느 정도 나올 수 있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아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을 것이다. 중국과 대화 분위기가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말할 것 같다. 왜냐하면 과거 윤석열 정부 당시 대만과 관련한 발언으로 한중관계가 경색되지 않았나”라며 “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중일 갈등이 너무 부각되면 서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핵잠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이 핵잠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근원적 문제’를 설명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문흥호 한양대 명예교수는 “핵잠은 단호하게 ‘북한 비핵화 실패의 후유증’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중국, 한국, 미국, 러시아 모두 한반도 비핵화, 북한 비핵화를 하지 못했다. 우리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해야 한다”면서 “또 중국이 우려하는 동북아 핵도미노 현상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핵잠을 보유하는 것은 한국으로서의 자구책이라는 점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한반도 비핵화 동참을 요청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문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가 이미 끝났거나 방치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넌지시 압력을 넣는 것”이라며 “한국 역시 동북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확산을 너무나도 중시하기 때문에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최근 ‘한반도 비핵화 지우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9월 전승절에서는 물론 APEC 정상회의 등 외교 행사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최근 발간된 중국 국가안보 백서에서도 관련 표현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핵 확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만큼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경제적인 문제나 인문·청년 교류 등 합의할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두되 민감한 현안은 중국의 우려를 역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