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안성기·가왕 조용필, 60여년 우정 나눈 대중문화계 두 거목

중학교 절친이 대중문화계 거목으로
2013년 은관문화훈장 나란히 수훈
1997년 KBS ‘빅쇼’서 함께 노래해
천만 영화 ‘실미도’로 조용필 ‘태양의 눈’ 뮤비

 

지난 2013년 11월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은관 문화훈장을 수상한 배우 안성기(오른쪽)와 가수 조용필.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국민 배우’ 안성기와 ‘국민 가수’인 가왕(歌王) 조용필은 중학교 시절 단짝에서 한국 대중문화계를 이끈 두 거목으로 세월을 뛰어넘는 인연을 이어왔다.

5일 가요계에 따르면 고(故) 안성기와 조용필은 서울 경동중학교 동창이자 대중문화계의 죽마고우다.

두 사람은 서울 돈암동(안성기)과 정릉(조용필)에 살며 같은 중학교를 다녔고, 과거 한 방송에서 중학교 2학년 시절 강화도로 소풍 간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앞서 2018년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한 릴레이 인터뷰에선 안성기가 나와 “(조용필은) 집에 놀러 다니고 했던 아주 친한 친구였다”며 “예전의 사진을 보면 (조용필은) 모범생의 모습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특히 “조용한 모범생이어서 가수가 될지 꿈에도 몰랐다”며 “신만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할 정도로 누구도 그런 기미를 채지 못했고, 자기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을 하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안성기가 떠올리는 조용필은 ‘자연인’ 그대로의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는 “가수 조용필은 어마어마하다. 진짜 거인”이라며 “가창력은 물론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는 창작 의지, 이런 것들은 정말 귀감이 된다”고 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조용필의 노래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다. 가왕 친구를 부를 땐 늘 “용필아”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늘 언제나 우리 곁에서 많은 즐거움과 행복과 기쁨을 나눠주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1997년 KBS 음악 프로그램 ‘빅쇼’에도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조용필이 출연한 이 프로그램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한 고인은 조용필의 기타 반주에 맞춰 애창곡인 페기 리의 ‘자니 기타’(Johnny Guitar)를 함께 불렀다.

조용필은 당시 방송에서 “지금 여러분 깜짝 놀라시겠지만 너무나 잘 아시는 분인데, 영화 하면은 바로 이분이 떠오르죠. 저의 친구 안성기를 이 자리에 초대하겠다”고 소개했다.

조용필은 그러면서 “(안성기는) 저하고 중학교 동창이면서 같은 반이었다. 제가 29번이었는데, 안성기 씨는 바로 제 짝인 30번이었다”며 “크리스마스 때인가, 집에서 저를 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성기가 밖에서 부르는 거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아버님이 ‘안성기는 괜찮다, 안성기하고는 얼마든지 놀아도 괜찮은데, 다른 애들하고는 안 된다’고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안성기는 조용필과 ‘자니 기타’를 부르고 나서 “이런 무대에서 노래했다는 게 정말 영광스럽다. 친하기는 하지만 조용필 옆에서 (노래) 하니 좀 떨리기도 하고 영광스럽다”며 “저도 옆에서 잘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앞으로 한 20집 정도에서 또 만나서 그때는 더 구수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거장의 우정은 2003년 한국 최초의 1000만 영화인 ‘실미도’로 다시 이어졌다. 조용필은 이 영화 장면으로 정규 18집 타이틀곡 ‘태양의 눈’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지난 2013년 두 사람은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최고 영예인 은관문화훈장을 나란히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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