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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바 슐로스. [AP=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안네의 일기’를 쓴 안네 프랑크의 의붓 자매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에바 슐로스가 지난 3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4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안네 프랑크 재단은 재단 공동설립자이자 명예회장인 슐로스가 전날 런던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슐로스는 나치 독일이 1941~1945년까지 유대인 약 600만명을 학살한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다.
슐로스는 192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했다. 이후 부모, 오빠와 함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왔다. 당시 이름은 에바 게이링거.
슐로스는 암스테르담에서 살던 시절 앞집에 살던 동갑 친구 안네 프랑크와 친해졌다.
그는 2017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안네는 나보다 훨씬 성숙하고 어른스러웠다”며 “몬테소리 학교에 다녔고, 학년으로는 나보다 한 학년 위였다. 나는 평범한 지역 학교를 다녔다”고 돌아봤다.
슐로스는 이후 나치의 탄압으로 2년간 가족과 은신 생활을 했다.
결국 1944년 5월 나치 동조자의 밀고로 붙잡혔고,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잡혀갔다.
슐로스와 그의 어머니 프리치는 이듬해 1월 소련군에 의해 풀려날 때까지 아우슈비츠에서 살았다. 그의 아버지와 오빠는 수용소에서 숨졌다.
2차대전 종전 후 안네 프랑크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와 슐로스의 어머니는 암스테르담에서 재혼했다.
그렇게 슐로스는 1945년 수용소에서 숨진 안네의 사후 의붓 자매가 될 수 있었다.
슐로스는 1951년 영국으로 몸을 옮겨 70년 넘게 런던에서 살았다. 1952년 유대인 즈비 슐로스와 결혼해 세 딸을 뒀다.
슐로스는 지난 40여년간 ‘안네의 일기’ 알리기에 힘썼다.
홀로코스트에 대해 교육하는 한편, 유럽 청년들에게 ‘증오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에는 당시 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였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겨냥해 “그가 다음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완전한 재앙”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슐로스의 별세 소식에 영국 찰스 3세 국왕도 애도 뜻을 표했다. 카밀라 왕비는 안네 프랑크 재단을 후원하고 있다.
찰스 3세는 “아내와 나는 에바 슐로스의 별세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찰스 국왕은 “그가 젊은 여성으로 겪은 공포는 상상할 수 없다”며 “슐로스는 남은 생애를 증오와 편견을 극복하고 안네 프랑크 재단과 함께 활동하며 친절과 용기, 이해의 가치를 고취하는 데 힘썼다”고 기렸다.
한편 ‘안네의 일기’의 안네 프랑크는 1945년 2~3월 사이 사망했다. 당시 나이는 열여섯 살, 사인은 발진티푸스였다.
‘안네의 일기’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오를 만큼 가치를 인정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