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명 강남구청장 “강남, 다시 젊은 도시로 만들겠다” [혁신 지자체장을 만나다]

“강남이 젊어지기 위해선 문화도시로 전환 필요”
‘소득기준 없는 난임부부 지원’ 등 다른 지자체 확산
“기부채납 활용 위한 매뉴얼도 수립…서울 최초”
“걸어서 10분 내 직·주·락 가능한 도시 만들 것”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강남을 다시 젊은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남구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은 “강남을 다시 젊은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강남이 다시 젊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재개발이 아니라 사람들이 걷고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문화도시로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소득 기준 없는 난임부부 지원, 어르신 인공지능(AI) 헬스장, ‘공공기여시설 통합관리 매뉴얼’…. 조 구청장이 ‘민선 8기 재임 기간’ 중 처음 시작, 다른 지자체로 확산된 정책이다. 3년 8개월 동안 성과가 쌓여가며 민선8기가 마무리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해결해야할 현안이 여전히 많다. 헤럴드경제는 지난달 29일 조 구청장과 인터뷰를 통해 강남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봤다.

-민선8기 강남구의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강남 재건축에 활력을 되찾은 것이다. 30년이 넘은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이 시급한데도 재건축 추진 방법을 몰라 진전이 없었다. 공사 진행 과정 중 관계자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재건축드림지원TF(이하 TF)’를 운영했다. 최근에는 다른 자치구에서도 재건축 전담 조직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탄천 파크골프장도 성과다. 탄천 주변의 숨겨진 땅을 찾아냈다. 협력을 통해 경기 성남시 복정동 부지와 공군 비행안전구역까지 포함해 시설을 조성,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로 만들 수 있았다. 정식 운영한 지 이제 1년이 좀 넘었다. 벌써 누적 이용 인원이 10만명이 넘었다.

-강남구 정비사업 진행상황은.

▶현재 강남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구역은 95개다. 앞으로 재건축 연한을 맞은 건물은 점점 늘어날 예정이다. 서울시와 정부에서도 낡은 도심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규제의 문턱을 낮추는 추세다. 강남 재건축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TF 외에도 전국 최초로 책임자문위원을 배정해 공사장별 맞춤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기부채납을 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준비했다. 지난해 에는 공공기여시설 통합관리 매뉴얼을 수립했다. 서울 자치구 최초다. 공공기여·기부채납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각 지역의 시설 현황과 앞으로의 수요를 예측해 사업 초기부터 설계·관리까지 일관되게 운영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담았다.

-강남구에서 처음으로 시작, 다른 지역으로 전파된 정책이 많다.

▶강남구에서 가장 먼저 소득 제한 없는 난임부부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년 사이 신청자가 4배 이상 늘었다. 그 덕에 강남구는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으로 출생아 수가 늘어난 지역이 됐다. 현재는 전국 난임부부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었다.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도 강남구에서 먼저 시도했다. AI가 자동으로 운동 강도를 조절해주는 어르신 전용 AI 헬스장을 노인복지관에 조성한 것도 강남구가 처음이다.

-잠실이나 성수가 부상하고 있다. 반면 강남은 정체돼 있다는 이미지가 있다.

▶1970~1980년대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도시로 성장한 강남구에는 오래된 건물이 많다. 또 당시에는 거주 공간을 빨리 공급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지금 세대가 원하는 문화·여가 공간, 체육시설, 녹지 등 일상 인프라 부분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도 있다. 강남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재건축 연한을 맞은 건물들을 환골탈태시킬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건축 기술이 있다. 해외의 우수사례를 다양하게 접하며 주민의 안목도 높아졌다.

-강남을 다시 젊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전략은.

▶강남이 다시 젊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재개발이 아니라 사람들이 걷고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문화도시로 전환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시가 코엑스와 삼성역 일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교류복합지구다.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코엑스와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를 잇는 거대한 지하도시가 만들어지고, 그 위로는 서울광장의 2배 규모의 녹지와 보행 공간이 들어선다. 그렇게 되면 이곳은 단순한 교통·업무 중심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걷고 머물며 문화를 즐기는 생활 거점이 될 것이다. 영국의 토마스 헤더윅, 프랑스의 도미니크 페로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압구정 갤러리아, 논현동 복합시설 등에 참여한 것도 강남구가 가진 문화적·공간적 잠재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코엑스 리모델링과 GBC 조성 사업이 구체화 되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대규모 정비가 필요한 공간은 과감하게 미래형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골목과 상권에는 지역의 개성과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를 채워 강남을 다시 젊은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

-지난해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강남아이즈’로 브랜딩했다.

▶2016년 전국 최초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된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는 대한민국 미디어 랜드마크의 효시다. 지난해 해당 지역을 찾은 방문객만 해도 150만명에 달한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배경으로도 등장하기도 했다. 이곳에 강남아이즈 브랜딩을 추진했다. 단순한 옥외광고 공간을 넘어 일상·콘텐츠·트렌드가 공존하는 미디어아트의 무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러한 방향성을 구현한 것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3일까지 진행한 ‘강남 미디어 윈터페스타’다. 전통 구조물이 가진 아름다움을 빛과 소리, 반응형 연출로 재해석했다. 관람객이 13만명에 달했다. 현재 강남아이즈가 위치한 삼성동 무역센터 일대는 코엑스 리모델링, GBC 조성,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등을 통해 광역 교통·마이스(MICE)·쇼핑·문화 기능을 집약한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강남아이즈의 미디어 플랜을 전면 재정비함으로써 이곳을 ‘한국의 타임스퀘어’로 키우려 한다.

-민선 8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향후 계획은.

▶지난해 개청 50주년을 맞은 강남구는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으뜸 도시로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하는 중요한 기로에 있다. 남은 기간을 세며 조급하게 성과를 쌓기보다는 강남의 미래 100년을 위한 초석을 제대로 단단하게 다지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이를 위해 ‘2070 강남비전’을 수립하고, 세부 전략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가 ‘강남스타일 10분 도시’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속 ‘보행일상권’을 강남의 특성에 맞게 재해석한 개념이다. ‘걸어서 10분 안에 직·주·락이 가능한 도시’를 의미한다. 강남구의 경우 격자형으로 지하철역 30개가 촘촘하게 분포돼 있다. 이곳을 구심점으로 용적률을 높여 입체복합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여로 받은 재원과 부지를 활용해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을 조성할 것이다. 앞으로 수립될 ‘205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2070 강남비전’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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