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크림으로 인연, K-뷰티 전파 위해 설립
“빠른 생태계, 성분 중시하는 북유럽 취향 저격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헤어·더마케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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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 최대 K-뷰티 유통사 더마스페이스의 공동 창립자인 메데 베아느고(왼쪽) CEO와 카트리네 CPO가 3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더마스페이스 제공]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K-뷰티가 북유럽 지역에서 더 큰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미 K-뷰티는 북유럽 사람들의 일상적인 스킨케어 루틴의 실질적인 일부가 됐습니다.”
덴마크 최대 K-뷰티 유통사 더마스페이스(DermaSpace)를 공동 창립한 메데 베아느고 CEO(최고경영자)와 카트리네 베아느고 CPO(제품총괄)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에서 헤럴드경제를 만나 “K-뷰티는 더 이상 재미로 한 번 써보는 제품이 아닌, 일상의 습관이 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더마스페이스는 베아느고 모녀가 2018년 방 한 칸에서 한국 화장품을 소량 수입해 판매하는 작은 프로젝트로 출발해 북유럽 전역 1000여개 오프라인 채널에 납품하는 유통사로 성장했다. 연 매출 30억달러 이상 대형 유통업체들을 파트너로 두고 있다. B2B(기업간거래) 사업이 중심이지만 매출의 5%가량은 온라인몰에서 발생한다.
한국과 8000㎞ 떨어진 덴마크에서 두 사람이 K-뷰티와 인연을 맺게 된 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부 트러블 때문에 안 써본 제품이 없던 카트리네 CPO가 인터넷으로 알게 된 한국의 달팽이 점액 성분의 스킨케어 제품을 이베이로 주문해 본 게 계기였다. ‘충격’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즉각 효과를 경험한 그는 북유럽에서 보다 쉽게 K-뷰티를 접할 수 있도록 더마스페이스를 설립했다.
K-뷰티의 불모지였던 북유럽에서 더마스페이스가 최근 4년간 매출이 1300% 이상 급성장한 배경에는 ‘스노볼 효과’가 있다. 카트리네 CPO는 “북유럽 소비자들은 한 가지 제품으로 시작해 결과를 보고 신뢰를 쌓은 뒤 루틴을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며 “유행하는 K-뷰티 제품이나 여드름 패치, 시트마스크, 세럼 같은 것으로 시작했다가 효과를 보고 루틴을 바꿔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K-뷰티의 강점으로 빠르고 역동적인 생태계를 꼽았다. 카트리네 CPO는 “K-뷰티는 혁신 속도가 매우 빠르고 트렌드 주기가 짧다”며 “북유럽 소비자들은 성분을 꼼꼼히 따지고 피부 결점, 민감성, 색소 침착 등 특정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데, 이런 니즈를 명확한 제품 콘셉트로 신속히 전환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봤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포착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1년에 3~4차례 한국을 방문하는 두 사람은 항상 서울 명동과 성수동을 찾는다. 올리브영은 물론, 다양한 뷰티 브랜드의 플래그십 매장과 팝업스토어를 빼놓지 않는다.
PDRN 성분 유행이 북유럽 시장에 상륙한 것도 이런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PDRN은 연어 DNA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피부 재생과 탄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카트리네 CPO는 “K-뷰티 이전에는 없었던 유행”이라며 “현지 유통업체들도 PDRN 트렌드에 흥미를 보이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더마스페이스는 K-뷰티의 잠재력이 여전하다고 보고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아누아, 스킨1004, 코스알엑스, 센텔리안24 등 약 30개의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으며, 메디힐, 아이소이, 리쥬란코스메틱 등 새로운 브랜드와도 접촉하고 있다. 한국 내 브랜드 인지도와 히어로 상품 유무, 다른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 등을 기준으로 성공 가능성을 따져보는 단계다.
차세대 동력으론 헤어케어와 더마케어를 주목하고 있다. 카트리네 CPO는 “유럽의 헤어케어 시장은 점점 더 트렌드 중심적이고 루틴 기반으로 변하고 있으며, 한국 브랜드는 빠른 혁신, 감각적인 제품 경험, 트렌디한 유효 성분, 가성비 면에서 매우 뛰어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북유럽 소비자들은 기능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콘셉트를 선호하기 때문에 그동안 K-뷰티를 잘 쓰지 않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더마케어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J-뷰티(일본), C-뷰티(중국)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과 관련, 북유럽 시장에서는 K-뷰티의 위상이 굳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브랜드는 화이트닝 중심인 데다 CPNP(유럽 화장품 인증) 등록 등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도 K-뷰티에 비해 느리다는 이유다.
국내 브랜드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카트리네 CPO는 “트렌디한 스킨케어 성분을 활용한 보디케어 제품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며 “PDRN 보디로션이 나오면 잘 되지 않겠나”며 웃으며 말했다. 메데 CEO는 “얼굴에 쓰는 것처럼 텍스처(질감)가 좋은 선크림이 보디용으로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