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노렸는데…몰락한 독재자 카다피 아들, 끝내 피살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 [로이터]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아랍권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으로 축출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53)가 3일(현지시간) 4인조 괴한에게 피살됐다.

카다피의 변호사인 마르셀 세칼디에 따르면 이날 리비아 서부 진탄에 있는 카다피의 자택에 4인조 괴한이 들이닥쳐 카다피를 총으로 쏴 살해한 뒤 달아났다고 AFP통신과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괴한들은 카다피를 살해하기 전 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까지 무력화하고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을 보였다.

몰락한 독재자의 아들


카다피는 아버지의 뒤를 이을 리비아의 유력한 지도자로 꼽혔으나,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아버지가 사망하고 급격히 몰락했다.

아버지의 통치 기간엔 공식 직책을 맡지 않고도 사실상 총리 역할을 하며 ‘아랍의 봄’ 혁명 전까지 온건·개혁 이미지를 구축했으나, 혁명 직후 진압 과정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국민들이 외면했다.

아버지 카다피는 2011년 10월 시민군에 붙잡혀 총격으로 사망했고 아들 카다피 역시 바로 다음달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에 따라 리비아 남부에서 체포됐다.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 [로이터]


재기 노렸으나 결국


리비아 법원은 체포된 카다피에게 2015년 사형을 선고했으나 이후 사면 조처가 내려졌다. 석방 후 자주 거처를 옮겨 다니며 행방이 묘연했던 그는 6년 뒤인 2021년 대선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가까스로 출마 자격을 얻은 것이었으나 선거는 무기한 연기됐다.

지인들은 카다피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안전을 걱정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부족장이 전화를 걸어 안전을 보장해주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변호사 세칼디는 전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그의 피살이 향후 리비아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비아 문제 전문가인 에마데딘 바디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들 카다피가 상당수 리비아 국민에게 순교자로 기억될 것이라며 “대선 주요 장애물을 제거해 선거 역학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