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가상자산 활용 불법외환거래액 11조원
관세청, 외환법 개정 통한 모니터링 체계 보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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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구 관세청장이 지난 5일 ‘초국가범죄와 가상자산 국회 정책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최근 5년간 적발된 불법 외환거래의 90% 이상이 가상자산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규제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세청은 가상자산사업자 체계를 규모별로 세분화해 제도권으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초국가범죄와 가상자산 국회 정책세미나’에서 이명구 관세청장은 “최근 환율 안정을 저해하는 불법 외환거래, 초국가범죄 수익의 자금세탁에 대한 대대적인 외환 검사와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가 불분명해 현행 외환제도를 회피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청 외환조사과는 무역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환사범과 수출입 기업에 대한 검사 권한을 갖는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 수사는 크게 두 경로로 진행된다. 수입 신고 내역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 연계 범죄 단서를 포착하거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들의 의심거래보고(STR)를 전달받아 영장 수사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외환 범죄·편법 거래 유형은 ▷무역대금·유학자금 등 해외 송금을 위한 활용 ▷가상자산 시세차익을 노린 거래 ▷보이스피싱·도박·성매매 등 초국가 범죄 자금의 해외 이전 등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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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초국가범죄와 가상자산 국회 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
조광선 관세청 외환조사과장은 “가상자산 외환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가 부족한 것 같다”며 “외국환거래법이 개정돼 보고 의무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선도적으로 디지털자산 전문 프로그램을 미리 도입해 준비 중”이라며 “올해부터 서울 세관에 전문 인력을 더 배치해 이를 바탕으로 (관련 역량을) 조직적으로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금융정보법에서 정의하는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범위를 보다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도 더해졌다. 과거 국내에서 달러상이 성행하던 시절 이들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해 ‘환전영업자’ 제도를 도입한 것처럼 가상자산사업자 역시 유사한 방식의 단계적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4일 FIU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에 관한 정보공개 현황에 따르면 국내 VASP 수는 총 27개사다. 조 과장은 “환전영업자가 현재 약 1400개에 이르는 것처럼 가상자산사업자도 규모별로 분류해 제도권으로 끌어들인다면 불법 영역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관세청에 적발된 불법 외환거래는 총 12조4349억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외환거래는 11조3724억원으로 전체의 91.5%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실제 과태료 처분이 이뤄진 경우는 전체 적발건수의 11.3%에 불과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경간 가상자산 거래를 외국환거래 규율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가상자산의 매도·매수·교환·이전·보관·관리 등을 통해 가치가 국경간 이전되는 행위를 ‘가상자산거래’로 정의, 이를 업으로 하려는 사업자는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등록토록 하고 국경간 가상자산 거래의 중개·알선·대리를 업으로 하는 경우에도 인가를 받도록 했다.
최 의원은 “자금세탁, 조세회피, 밀수입, 환치기 등 각종 범죄가 가상자산을 매개로 이뤄지고 있으며 가상자산이 초국가범죄의 새 통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은 더 이상 부연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세미나를 통해 건전한 가상자산 거래질서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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