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아저씨는 없지만’ 밀라노 개막식…머라이어 캐리가 온다[2026 동계올림픽]

산 시로 뒤덮은 철조망·1200명 출연 초대형 무대
머라이어 캐리부터 ‘버스에서 내린 소년’까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 시각) 개막식이 열릴 예정인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 조명이 켜져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이탈리아는 축제 전야의 긴장감과 설렘이 동시에 감돌고 있다. 올림픽의 얼굴인 개막식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가 대회의 첫인상을 좌우할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개막식이 열릴 밀라노 산 시로 스타디움 일대는 이미 일상적인 축구 성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8만여 명을 수용하는 이탈리아 최대 경기장은 개막을 앞두고 약 3.6㎞ 길이의 철조망으로 둘러싸였고 주변 접근은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산 시로 인근에 축구장 크기의 대형 천막을 설치해 하루 최대 9시간씩 예행연습을 진행해 왔다. 무대에 오르는 출연진만 1200여 명에 달한다.

이번 개막식의 핵심 키워드는 이탈리아어로는 ‘아르모니아(Armonia)’인 조화다. 총연출을 맡은 이탈리아 연출가 마르코 발리치는 르네상스로 상징되는 이탈리아의 역사와 예술, 알프스의 대자연을 품은 돌로미티산맥의 풍경을 한 무대에 올린다. 미켈란젤로 조각을 연상시키는 구조물과 코르티나 담페초의 설산을 압축한 세트가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차기 개최지인 미국 배우 톰 크루즈가 공중에서 스턴트 낙하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분산 개최’ 올림픽의 특징을 살린 장치도 준비됐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를 잇는 상징으로 1900년 전후 유럽의 황금기 ‘벨 에포크’를 떠올리게 하는 열차와 호텔 조형물이 등장하고, 피아트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산업화의 역사도 무대 위에 오른다. 패션 도시 밀라노의 정체성을 반영한 의상과 스타일링 역시 주요 볼거리다.

이번 개막식에서 가장 강렬한 메시지를 던질 장면은 의외의 주인공에게서 나온다. 코르티나 인근에 사는 소년 리카르도 주콜로토가 무대에 선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치솟은 교통요금 때문에 버스에서 내려 영하 3도의 눈길을 6㎞ 걸어 귀가했고, 저체온증 증세로 치료를 받았다.

‘바가지 물가’ 논란의 상징이 된 이 사건은 이탈리아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남겼다. 조직위원회는 이 소년을 개막식의 주요 출연자로 초대했다. 발리치 총연출은 “차가운 버스 문 대신, 전 세계를 향해 열린 밀라노의 문을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소외된 아이가 세계를 맞이하는 안내자가 되는 설정으로, ‘조화’에 포용의 의미를 더했다.

화려한 출연진도 개막식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는 이탈리아의 명곡 ‘볼라레(Volare)’를 이탈리아어로 부를 예정이다.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무대도 예고됐다.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의 출연 가능성 역시 거론된다. 스눕 독·어셔·마리사 토메이 등 다양한 스타들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매체들이 이번 개막식을 ‘초대형 공연’으로 부르는 이유다.

세계적인 팝 여왕 머라이어 캐리의 공연 모습. [게티이미지]

다만 팬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한 장면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2024 파리 올림픽 폐회식에서 압도적인 스턴트 퍼포먼스로 대회를 빛냈던 톰 크루즈는 이번 개막식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언론은 그가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추측을 쏟아냈지만, 미국 매체들은 크루즈가 대회 기간 이탈리아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랭킹 2위인 이탈리아의 야닉 시너 역시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 참석이 예정됐었으나, ATP 투어 대회 일정 준비에 집중하고자 막판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너는 최근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조코비치와의 준결승 전에 혈투 끝에 아쉽게 패한 바 있다.

한편 대회 조직위원회는 흥행이라는 숙제를 개막식 직전까지 붙들고 있다. 개막 사흘 전까지 일부 좌석이 남아 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고, 이에 조직위는 만 26세 이하를 대상으로 ‘1+1 프로모션’을 내걸며 관중석 채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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