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앞둔 대학가 이야기 들어보니
“재정부족을 학생에게만 전가하나”
“올려야 한다면 그 배경과 이유 궁금”
등심위의 ‘반쪽짜리’ 역할 아쉽단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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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의 모습. 정주원 기자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서울을 비롯한 전국 사립대학교에서 등록금 인상이 잇따르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가 학생들과 논의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낸다. “등록금은 오르는데 체감하는 교육의 가치는 낮아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균관대는 2026학년도 등록금을 2.9%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국민대(2.8%), 서강대(2.5%)도 인상안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경희대·고려대·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도 3% 안팎의 인상을 논의 중이다. 올해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는 직전 3개년 평균 물가상승률의 1.2배인 3.19%다.
국민대학교 4학년 이현승(27) 씨는 “이번 인상 자체는 한 학기 기준으로 보면 10만원대라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문제는 2년 연속 인상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금 입학한 1·2학년들은 학교에 다니는 동안 등록금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등록금 인상과 함께 국가장학금 Ⅱ유형(대학 연계 지원형)이 줄어드는 점도 부담을 키운다. 이씨는 “등록금을 올리면 대학이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받지 않게 돼, 결과적으로 학생이 받는 장학금 총액이 줄어든다”며 “체감상 부담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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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성균관대학교 학생식당의 모습. 정주원 기자 |
성균관대 무용학과 2학년 장모(21) 씨는 “등록금이 오른 사실도 학교의 공식 안내가 아니라 SNS 게시물을 통해 알게 됐다”며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 이유와 과정만큼은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학교 경영학과 2학년 김모(22) 씨도 “어디에 쓰이는지도, 왜 학생들만 부담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작년에도 올랐는데 계속 오를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전총협)은 지난 2일 서울 신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대 등록금 인상을 규탄했다. 이날 현장에는 16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했다.
전총협이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전수조사에 따르면, 등심위가 운영된 사립대 91개교 중 대학 본부가 동결안을 제시한 곳은 4개교에 불과했다. 반면 58개교는 1차 회의 이전 또는 회의 과정에서 인상안을 제시했고 회의록 부실 작성 사례까지 포함하면 93.4%의 대학이 인상을 전제로 등심위를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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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신촌역에서 개최된 전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의 등록금 인상 대응 총학생회 연대체 합동 기자회견의 모습. [전총협 제공] |
전총협 측은 “등심위가 등록금 인상 여부를 숙의하는 기구가 아니라 인상률을 조정하는 절차로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총협 관계자는 “이미 오른 등록금을 되돌리자는 게 핵심이 아니라 왜 그 부담이 학생들에게만 전가되는 구조인지 묻는 것”이라며 “학생 대표가 반대해도 인상이 가능한 구조에서 인상 이유조차 추상적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법정 한도 내 인상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청년장학지원과 관계자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 학생 위원이 최대 49%까지 참여할 수 있지만 정보 비대칭으로 협상력은 학교 측이 더 강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등록금이 약 17년 동안 동결되며 등심위가 사실상 올해 처음 기능을 하기 시작해 잡음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모니터링과 더불어 대학에는 민주적으로 운영해 달라고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상에 대한 인식도 엇갈린다. 서강대 국문학과 이현욱(24) 씨는 “오랜 동결과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인상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학생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다면 이렇게 쉽게 결정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학교 하찬솔(24) 씨는 “시설 개선 등 체감되는 변화가 있었다”며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등록금 인상도 인상이지만 학교의 설명과 소통을 바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강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인상분 사용 계획을 명확히 공유했을 때 학생들의 반감은 확연히 줄었다”며 “문제는 인상 이후 대학이 얼마나 책임 있게 설명하고 소통하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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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의 모습. 정주원 기자 |
총학 관계자는 등심위 운영에 대해선 “외부위원 후보를 학교 측이 먼저 제시하는 구조에서는 학생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학생 위원 전원이 반대해도 인상이 가능한 현 구조에서는 실질적인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총협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향후 학생 간담회와 토크콘서트 등을 열어 등록금 인상 구조와 등심위의 운영 실태를 학생 사회에 알리고 대학과 정부를 상대로 제도 개선 요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각 대학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인상 이유와 사용처 공개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