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IOC, 일본 응원단 욱일기 응원 제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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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4년 파리하계올림픽 사이클 남자 도로 경기 도중 몽마르트 언덕에 한 일본인이 일장기와 나란히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걸어놓고 응원을 하는 모습.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욱일기 응원 허용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 시각)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사용을 제지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서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글로벌 스포츠 축제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며 “욱일기는 과거 일본이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세운 군국주의·제국주의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과 도쿄·파리 올림픽에서도 욱일기 응원이 반복적으로 등장해 논란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욱일기 논란은 특정 대회에 국한되지 않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IOC 공식 SNS에 욱일기 문양 모자를 쓴 일본 선수 사진이 게시돼 문제가 됐고, 이후 도쿄·파리 올림픽에서도 관중석 욱일기 응원이 포착되며 항의가 이어졌다.
서 교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응을 언급하며 IOC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 당시 FIFA는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응원을 즉각 제지했다”며 “IOC 역시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이나 중계 화면에서 욱일기 응원을 발견하면 즉각 제보해달라”며 IOC 항의와 해외 언론 제보를 예고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허용해 왔을까. 일본 정부는 욱일기를 정치·군사적 상징이 아닌 ‘전통 문양’으로 규정한다. 일본 외무성은 2019년 11월 한글을 포함한 다국어 자료에서 “욱일기는 정치적 주장이나 국수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는다”며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돼 온 일본 문화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설명에는 제국주의 일본이 전쟁과 식민 지배 과정에서 욱일기를 군기로 사용했다는 역사적 맥락은 담기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 등 일본 제국주의 피해국에서는 욱일기를 일장기와는 전혀 다른 상징으로 인식하는 이유다. 한국은 1910~1945년 식민 지배를 겪으며 욱일기를 침략과 폭력의 상징으로 기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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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욱일기의 모습. [연합] |
한국 정부와 국회도 이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해 왔다.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욱일기 경기장 반입 금지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정부 역시 공식 SNS를 통해 “욱일기는 증오의 깃발”이라고 비판했다.
국제 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중국 역시 침략 피해국이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 항의는 제한적이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아레스 미국 존스홉킨스대 난징 캠퍼스 교수는 “중국 정부는 외교적 판단에 따라 욱일기 문제를 크게 부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욱일기를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있는지를 두고도 논쟁은 이어진다. 하켄크로이츠가 법적으로 금지됐지만, 욱일기는 현재도 일본 해상자위대 군기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 학계 일부에서는 욱일기를 미국 남부연합기와 유사한 역사적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리슨 김 하와이대 역사학 부교수는 “일본 정부가 과거 제국주의 역사에 대해 충분한 책임 인식과 성찰의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며 “냉전기 미국이 일본을 동맹국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전쟁 책임 문제가 구조적으로 유예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욱일기 논란은 단순한 응원 소품 문제가 아니다. 올림픽이라는 국제 무대가 역사적 상처를 반복 소환할 것인지 갈등을 최소화하는 규범을 확립할 것인지에 대한 시험대라는 해석이 나온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IOC가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