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결혼반지라도 녹여야”…치솟는 金값, 예비부부들의 요지경 ‘예물전쟁’

부모 경제적 지원·중고 시장 이용 등 대안으로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최근 금값 상승으로 예물 마련 부담이 높아진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부모님의 결혼반지를 녹여 새 반지를 만드는 등의 이색 풍경들이 목격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치솟는 금값이 보석상과 예비부부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리 시내의 한 보석상은 “약혼반지 가격이 거의 배가 됐는데도 예비부부들은 여전히 18캐럿 금과 보석을 원한다”며 “요즘은 부모님과 함께 와서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부모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이들은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 기존에 갖고 있는 금을 녹여서 예물로 만드는 식이다. 이 보석상은 요즘 고객이 직접 가져온 금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한다.

실제 보도에 따르면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은 약혼자에게 “부모님 결혼반지를 녹여서 새 반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편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9캐럿 금이나 준보석, 은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자재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보석상 뤼카 뮐리에는 현재 그의 고객 중 60%가 은을 선택하는데 예전 20∼30%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보석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소피 다곤의 창립자 소피 르푸리는 2024년 9월 이후 두 차례나 가격을 인상했으며, 이는 지난 9년간 사업을 하며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보석상 뤼카 뮐리에도 가격 인상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마진을 줄여보려 했으나 결국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뮐리에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9캐럿 금 결혼반지 한 쌍이 600유로(103만원)였다. 지금은 같은 모델에 800유로(138만원)를 받고 있다”며 “당연히 고객들은 실망하고 나는 점점 그들의 예산 기대를 맞추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고 시장은 호황이다. 올해 들어 금 함량이 높은 고가 보석의 판매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 예비부부는 “젊은 부부 사이에서도 빈티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더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보석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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