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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태평양의 대표적인 신혼여행지 피지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피지 보건부와 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 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올해 피지 내 HIV 및 AIDS 환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피지는 지난해에만 약 100만 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다녀간 세계적인 휴양지다. 이에 따라 현지 감염 확산이 관광객과 인접 국가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 당국은 감염이 급증한 원인으로 마약 사용 증가와 위험한 투약 관행을 꼽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신속 평가 보고서에서 피지 내 마약 사용자들 사이에 비위생적인 주사기 공동 사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블루투스(Bluetoothing)’로 불리는 극단적인 약물 사용 방식이 감염을 대폭 확산시킨 것으로 지목된다. 이 행위는 마약을 구하지 못한 사람이 이미 약물에 취한 다른 사람의 혈액을 뽑아 자신의 몸에 주사해 환각 효과를 얻는 행위로, HIV 전파 위험이 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신규 HIV 감염자는 1583명에 달했으며, 2025년 상반기에만 1226건이 추가로 보고됐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가량은 오염 가능성이 있는 주사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피지의 HIV 감염자 수는 지난 10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피지 정부는 지난 1월 공식적으로 ‘HIV 발병(Outbreak)’을 선언하고 국가적 위기 대응에 돌입했다. 피지 보건부는 WHO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대책을 추진 중이다.
유엔개발계획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보건 문제를 넘어 피지의 발전과 인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라며 “HIV 검사와 치료 접근성을 확대해 누구도 의료 체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주 등 주변국들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피지 여행 시 감염 위험이 있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