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탈리아 등 나토 사령부 2곳 지휘권 유럽에 이양”

왼쪽부터 바르트 드 베버 벨기에 총리, 뤽 프리덴 룩셈부르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요나스 가르 노르웨이 총리, 딕 쇼프 네덜란드 총리, 장 샤를 엘러만-킹엄베 나토 차관이 지난달 독일 함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모였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주요 지역 사령부 2곳에 대한 지휘권을 유럽 국가에 이양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나토 남부를 담당하는 이탈리아 나폴리 사령부와 북부에 초점을 맞춘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사령부의 지휘권을 각각 이탈리아와 영국에 넘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신 미국은 영국에 본부를 둔 나토 해상전력사령부의 지휘권을 넘겨받게 된다.

이번 조정은 프랑스 매체 ‘라 레트르’가 처음 보도했으며, 실제 이행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 외교관 2명은 AFP에 “이번 변화는 동맹 내에서 부담이 실제로 분담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나토 사령부 지휘권 개편은 미국이 중국 등 다른 전략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내 미군 병력 주둔을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그동안의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 자국 안보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나토 역시 유럽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AFP통신은 다만, 미국은 나토의 핵심인 공중·지상·해상 사령부의 통제권을 유지하고, 조직 내 최고 직위인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자리도 계속 맡게 돼 나토에서 중추 역할을 여전히 유지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나토의 일원인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해 나토를 창설 76년 만에 최대 위기로 몰아 넣기도 했다.

매슈 휘태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이와 관련, 이날 별도의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나토를 더 강하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AFP는 전했다.

그는 “우리는 나토에서 철수하거나 나토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32개의 강력하고 유능한 동맹국의 연합이라는 본래의 의도대로 작동하도록 더 강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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