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에…SSM 점주들 “아침장사 규제도 풀어야”

SSM 가맹점 비율 50% 육박하는데
‘대기업 간판’에 가려 소외된 점주들

“14년 단골도 떠났다…규제 풀어야”
개정안 발의…“지역상권 회복 계기”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정부와 여당이 14년 만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형 슈퍼마켓(SSM) 가맹점들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프랜차이즈 가맹점과 같이 자영업 점포에 해당하지만, 대기업 계열사 매장이란 이유로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SSM 가맹점 수는 전체 점포의 절반에 달한다. 업계 1위인 GS더프레시는 지난해 말 점포 585곳 중 476곳(81%)이 가맹점이다. 2위인 롯데슈퍼는 점포 338곳 중 144곳(43%)이 가맹점이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파악한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SSM 점포 1452곳 중 가맹점은 669곳(46%)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네 슈퍼들이 가격 경쟁력 저하, 공급망 붕괴 등으로 SSM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갈수록 가맹점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SM 가맹점주들은 본인 명의 매장을 운영하고,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한다는 점에서 편의점·프랜차이즈 가맹점주와 같다. 하지만 편의점·프랜차이즈와 달리 유통산업발전법상 ‘매월 2회 의무휴업’ 및 ‘0~10시 영업 제한’ 규제를 받고 있다. 규제가 신설될 당시 SSM 대다수가 직영점 위주였기 때문이다. 달라진 업계 환경은 반영되지 않았다. SSM 가맹점 비율이 늘어난 만큼, 가맹점에 한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가맹점주들은 최소한 영업시간 제한 규제라도 완화할 것을 호소한다. 서울 양천구에서 14년간 개인 슈퍼를 운영하다 지난해 GS더프레시로 간판을 바꾼 고명복(56) 점주는 9일 헤럴드경제에 “2시간 만이라도 아침장사를 더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씨는 “아침 7시에 출근해 매장을 진열하고 있으면 주민들이 문을 열어 달라고 한다”며 “매번 안 된다고 돌려보내니 단골이었던 사람도 떠나버렸다”고 토로했다.

고 씨는 “몇천평 하는 본사 직영점도 아닌데, 우리가 아침 영업을 2시간 더 일찍 한다고 해서 전통시장에 영향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영업시간 규제가 쿠팡 같은 이커머스 새벽배송 수요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소상공인이다.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도 관련법이 발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가맹사업법상 가맹점사업자가 운영하는 SSM 점포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이달 3일 대표발의했다. 또 규제 변화에 대한 업계 영향을 평가할 수 있도록 2027년 말까지 일몰 조항을 두도록 했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이 정부·여당의 논의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정부와 여당의 논의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 허용에 국한돼 있다.

업계에서는 SSM 가맹점 규제 완화가 지역 오프라인 상권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의 등장 이후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이 아닌 이커머스 중심으로 고객들이 대거 이동하는 불균형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SSM의 오전 영업시간 규제 완화는 지역 상권의 장보기 수요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GS더프레시 양천목2동점에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일 알림이 붙어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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