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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공개 지지하고 지난 8일 선거에서 자민당의 압승을 축하한 것은 다음달 정상회담에서 일본에 방위비 증액과 속도감 있는 대미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AFP]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 직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 지지를 표명하고 자민당의 압승 직후 축하 인사를 건넨 것은 일본에 속도감 있는 대미(對美) 투자와 방위비 증액 등을 요구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0일 “미 행정부 관계자가 선거 전 일본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對日) 문제로 격노하고 있다고 통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다카이치 정권 지지 뒤에는 ‘숨은 분노’가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대미 투자 실행이 지연된다며 불신을 보내고 있고, 자신의 다카이치 정권 지지에 대해 일본이 미국에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기대도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다카이치)와 그가 이끄는 연합에 전면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게시했지만 그 전날에는 미 행정부 관계자가 일본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 문제로 격노하고 있다”고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무역협상에서 5500억달러(약 80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금융 지원에 합의해놓고, 이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품었다고 전해진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7월 관세 인하의 대가로 일본의 대미투자 등을 합의한 이후, 현재 1호 투자 사업을 조율하고 있다. 양국은 미국 내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과 데이터센터용 가스 발전소, 원유 선적 항만 건설까지 묶은 대미투자 패키지를 1호 사업으로 염두에 두면서 협의를 진행중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협상 담당자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원래 지난해 말까지 1호 사업을 결정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3개 사업이 묶인 1호 사업 패키지는 총액이 6조엔(약 56조원)을 넘어서는 큰 규모라, 계획 수립에 시간이 걸린다는게 일본 측 입장이다. 이에 1호 사업 합의 목표 시한을 2026년 1월 말로 미뤘으나, 2월이 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이 의도적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불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불신에는 상호관세에 대한 대법원 심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일본이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투자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가, 관세가 위법이라 판정되면 5500억달러 투자를 백지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고 전해진다.
닛케이는 “트럼프 정권은 항상 대가를 요구한다”며 “미 통화 당국이 적극적 재정 정책을 내세운 다카이치 정권에 경제 펀더멘털(기초적 조건)을 중시한 절제된 정책 운영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적극재정 기조가 달러와 미국 채권 시장의 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게 미국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다음달 19일께로 조율 중인 미·일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드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방위비 추가 증액을 요구할 것이라 전망했다.
미 행정부가 원자력 발전소 신설·확장에 일본 자금 10조엔(약 93조원) 가량을 투입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라 전했다. 통상 분야에서는 일본 쌀 시장의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지를 보내면서 불신과 분노를 쌓아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면에 일본도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무역협상 이행 지연을 이유로 갑작스레 25%의 관세 위협을 내놨을때도 “일본도 방심할 수 없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해 당시 일본 언론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압박은 관세 합의의 불안정성을 부각시켰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에 불만을 품고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낼지, 일본도 방심할 수 없다”고 우려한 바 있다. 도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