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쇼트트랙 김길리 넘어지자 ‘100달러’ 들고 뛴 코치, 이유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김길리가 미국팀과 충돌해 넘어지며 펜스에 부딪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첫 메달 레이스인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미국 선수에게 걸려 넘어지는 불운을 맞아 입상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한국 대표팀의 코치가 100달러를 들고 심판진에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규정에 따른’ 항의를 위해서였다.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2조에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상위 2개 팀에 주는 결승 티켓을 받지 못했다.

한국은 2022 베이징 대회 혼성 2000m 계주 준준결승 탈락에 이어 이번에도 쓴잔을 쥐어야 했다.

대표팀은 최민정(성남시청), 임종언(고양시청), 김길리(성남시청), 신동민(고려대)이 출전한 준준결승을 1위로 통과했다. 이어 대표팀은 준결승 2조에서 최민정, 김길리, 황대헌(강원도청), 임종언을 앞세워 캐나다, 벨기에, 미국과 경쟁했다. 3위로 출발한 한국은 미국, 캐나다의 뒤를 이어 레이스를 펼쳤다.

그런데 레이스 중반 1위를 기록한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가 미끄러지며 넘어졌고, 추격하던 김길리는 피할 새도 없이 정면으로 충돌해 함께 고꾸라졌다. 김길리는 넘어진 채 손을 뻗어 최민정과 터치했지만, 간격은 이미 크게 벌어진 후였다.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미국 커린 스토더드와 부딪히며 넘어진 한국 김길리가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

한국은 2분46초554 기록으로 캐나다, 벨기에에 이어 3위에 그치며 파이널B로 떨어졌다.

코치진은 즉각 심판진에게 달려가 항의했다. 이때 김민정 코치가 100달러를 들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에 따른 행동이다. 규정에 따르면 경기 판정에 항의를 하려면 정해진 시간 내 항의서와 함께 현금 100달러(약 14만5800원)를 내야 한다. 무분별한 판정 시비로 경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을 막기 위한 일종의 예치금이다. 항의가 받아들여지면 돈도 돌려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돈은 ISU에 귀속되는 식이다.

한국은 100달러를 돌려받지 못했다. 한국의 위치가 결승 진출권인 1, 2위가 아닌 3위라는 이유에서였다. 김민정 코치는 “우리는 김길리가 넘어졌을 당시 2위와 동일선상으로 봤다”며 “어드밴스 사유가 있다고 봐 어필했던 것”이라고 했다.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김길리가 넘어진 커린 스토더드와 충돌하고 있다. [연합]

김길리는 다행히 큰 부상을 피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관계자는 “김길리가 경기 직후 통증을 호소했지만, 남은 경기를 치르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남은 종목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민정 코치 또한 공동취재구역에서 “김길리는 오른팔이 까져 피가 났고, 손이 조금 부어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본인은 괜찮다고 했고, 앞으로 (남은 경기를 뛰는 데도)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은 2004 아테네 하계 올림픽 체조의 양태영이 오심으로 메달을 빼앗긴 후 올림픽 오심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이에 따르고 있다. 각 대표팀은 이의 제기용 현금을 준비한 채 모든 경기에 나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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