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CFO “부정확한 보도 바로잡겠다”
“HBM4 출하 확대…예상보다 한 분기 빨라”
엔비디아가 요구한 11Gbps 이상 속도 제공
“성능·품질 자신” 삼성·SK 2강 구도에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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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자이 메흐로트라(가운데)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대만 타이페이에 위치한 마이크론 대만법인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마이크론 SNS]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미국 마이크론이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에 돌입했다고 밝히며 최근 제기된 ‘엔비디아 공급망 탈락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두고 HBM4 공급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양분할 것이란 시장의 전망을 일축한 것이다.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리서치 기업 울프 리서치가 주관한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이미 HBM4 대량생산에 돌입했으며 고객 출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HBM4 탈락설’을 가리키며 “부정확한 보도를 바로잡겠다”며 운을 뗀 머피 CFO는 “올해 1분기 HBM4 출하량이 성공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실적 발표 때 언급했던 시점보다 한 분기 빠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HBM 생산능력은 순조롭게 확대되고 있으며 몇 달 전 밝힌 대로 2026년 HBM 물량은 이미 전량 솔드아웃(판매완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HBM4 수율은 계획대로 진행 중(on track)”이라며 “1초당 11Gb(기가비트) 이상의 속도를 제공하고 성능·품질·신뢰성에 대해 매우 높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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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론이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짓고 있는 1공장 전경. [마이크론 SNS] |
삼성전자가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기반으로 HBM4를 개발한 반면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동일한 10나노급 5세대(1b) D램을 사용했다.
HBM4의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다이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자사 D램 공정으로 만들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미세공정을 택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는 다른 행보다. 그럼에도 안정적으로 수율과 성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마이크론의 HBM4는 엔비디아가 요구한 11Gbps 이상의 속도를 맞추지 못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공급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도 “엔비디아가 마이크론의 HBM4를 주문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엔비디아 공급망 내 마이크론의 HBM4 점유율을 0%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공급망에서 각각 70%, 30%를 점유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이날 CFO의 입을 통해 이 같은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공식적으로 일축하며 오히려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머피 CFO는 “우리는 HBM 성과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고객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으며 (HBM의) 세대 전환 속도도 빠르다”고 밝혔다.
HBM 시장 점유율이 D램 점유율과 비슷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7%, 삼성전자 22%, 마이크론 21%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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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론 HBM4. [마이크론 제공] |
마이크론의 이러한 자신감은 전날(11일)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의 발언에서도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론에 HBM 제조용 열압착(TC) 본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곽동신 회장은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세미콘 코리아 2026’의 부대행사로 열린 리더십 디너 행사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에게 “(마이크론도) 잘 될 것 같다. 현재 (TC본더) 오더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곽 회장의 발언에 이어 마이크론도 ‘HBM4 탈락설’을 공식 부인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2강 구도로 비쳐졌던 엔비디아 공급망 경쟁도 다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마이크론의 최대 약점은 생산능력이지만 최근 대만 파운드리 PSMC 공장을 2조6000억원에 전격 인수하는 등 ‘공장 쇼핑’ 형식으로 생산시설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미국 아이다호주와 뉴욕주에 짓고 있는 공장은 각각 2027년 중반, 2030년 공급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머피 CFO는 “2분기 중 PSCM 공장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D램 생산에 활용할 것”이라며 “2027년 말이나 2028년부터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를 두고 HBM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공급 확대에 적극적인 것은 이미 확보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최선의 대비책”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