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치즈처럼 조각 판매하는 ‘신선한 초콜릿’ 만들었죠”

엘리아스 레더라 인터뷰
스위스 레더라 CCO·쇼콜라티에
‘2018 월드 초콜릿 마스터’ 우승

최상급 재료에 카카오버터 50% 함유
“신선한 초콜릿, 매장 판매 고집”


신선한 초콜릿을 조각내서 판매하는 레더라 ‘프리쉬 쇼기’. 사진은 프리쉬 쇼기 앞에 서있는 엘리아스 레더라 CCO. [레더라 제공]


“스위스 마트에서는 신선한 대형 치즈를 골라서 원하는 양만큼 살 수 있는데, 이런 콘셉트를 초콜릿에 처음 적용했습니다. 신선한 초콜릿을 조각으로 잘라서 파는 ‘프리쉬 쇼기(Frisch Schoggi)’죠.”

최근 서울 강남구 레더라(Laderach) 매장에서 만난 엘리아스 레더라(Elias Laderach)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파르나스몰 매장의 개장일에 맞춰 내한했다. 스위스의 유명 초콜릿 브랜드 ‘레더라’의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다.

엘리아스 CCO가 말한 ‘프리쉬 쇼기’는 스위스 독일어로 ‘신선한 초콜릿’이다. 레더라를 상징하는 대표 제품명으로 자리 잡았다. 매장 유리관에 진열된 거대한 초콜릿 판을 꺼내 고객이 원하는 만큼 바로 잘라서 준다. 엘리아스는 “신선 초콜릿이 브랜드 철학의 핵심”이라며 “신선함과 초콜릿 단어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일 년까지 먹을 수 있는 대량 유통 초콜릿과는 맛 차이가 크다”고 강조했다.

엘리아스 레더라 이름에서 유추되듯, 그는 레더라 가문의 사람이다. 할아버지인 루돌프 레더라 주니어가 지난 1962년 스위스에서 레더라를 설립한 후, 엘리아스까지 3대에 걸쳐 운영하고 있다. 그는 스위스 취리히 응용과학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초콜릿 시장에 뛰어들었다. 엘리아스는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초콜릿의 매력에 빠졌다”며 “2021년 CCO를 맡으면서 초콜릿의 맛부터 글로벌 제품 기획까지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아스는 레더라의 CCO이자 직접 초콜릿을 만드는 실력파 쇼콜라티에(초콜릿을 전문으로 만드는 사람)다. 그의 실력은 국제대회에서 공식 인정받았다. 2018년 ‘월드 초콜릿 마스터(World Chocolate Masters)’에서 최종 우승했다. ‘초콜릿 강국’ 스위스에서도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스위스인이다. 20개 나라의 국가 대표들이 모여 초콜릿 경연을 벌인 결과 엘리아스가 우승했다. 이후 2023년까지 스위스 제과·제빵협회의 집행이사회에서도 활동했다.

세계적인 초콜릿 마스터가 초콜릿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고품질 재료’였다. 그는 “고급 재료를 구해야 초콜릿이 신선하다”며 “지속 가능한 재배와 전통 가공법을 따르는 남미의 카카오 원두를 엄선하고, 우유·버터·크림·설탕은 모두 스위스에서, 헤이즐넛은 이탈리아에서 최상급으로 구해온다”고 말했다. 물론 합성 첨가물은 넣지 않는다.

고급 초콜릿의 기준이기도 한 카카오버터(카카오 콩에서 추출한 지방) 함량도 물었다. 그는 “매일 신선한 쿠버처 초콜릿(couverture chocolate)을 생산한다”며 “카카오버터는 50%가 들어간다”고 답했다. ‘쿠버처 초콜릿’은 고급 초콜릿을 말한다. 일반 초콜릿보다 광택이 나고 신선한 맛이 특징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서, 카카오버터가 31% 이상 들어가야 ‘쿠버처 초콜릿’으로 부른다. 일반 초콜릿의 경우 카카오버터 함량이 낮은 대신 식물성 유지가 들어간다.

제조 과정도 대량 생산이 아닌, 숙련된 전문가의 손끝을 택했다. 스위스 글라루스 지역의 현지 생산시설에서 2500명 이상의 직원이 매년 수천 톤의 초콜릿을 생산하고, 이를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한다. 유통 역시 직영점을 통해서만 판매한다. 엘리아스는 “원두 수확부터 생산과 매장 진열까지, 레더라는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면서 “신선한 수제 초콜릿만 고집하기에 마트에는 유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테디 라즈베리 화이트’와 ‘테디 밀크’


레더라 매장은 현재 전 세계 28개국에 약 250개가 있다. 2021년에는 미국의 고디바 매장 34곳을 인수하고, 지난해 8월 스위스에서는 세 번째 생산시설을 완공하는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레더라코리아가 지난해 4월 설립됐다. 이번 파르나스몰 매장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매장 중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제품도 있다. 귀여운 곰 모양의 ‘테디’ 초콜릿이다. 엘리아스는 “발렌타인·화이트데이 시즌에 맞춰 ‘테디 라즈베리 화이트’와 ‘테디 밀크’를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초콜릿은 사랑하는 사람과 나눠 먹을 때 더 감동적인 디저트가 된다”며 “다크 초콜릿은 레드 와인과, 화이트 초콜릿은 샴페인과 잘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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