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년만에 ‘이사 보수한도’ 또 삭감

18년 90억→24년 80억→26년 70억
4Q 영업적자 전환 등 고려 결과
‘호실적’ 삼성전자·전기는 증액
경영환경·사업성과 연동 불가피



LG전자는 올해 이사에게 지급하는 보수한도를 전년 대비 10억원 삭감하기로 했다. 지난해 적자 전환한 삼성SDI도 2년 연속 이사 보수한도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삼성전기는 이사 보수한도를 작년보다 늘렸다.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각 기업별로 업황과 경영성과 등에 따라 이사 보수에서도 극명한 희비가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이사 보수한도를 70억원으로 책정하고 다음달 23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이사 보수한도를 90억원으로 설정했으나 2024년 80억원으로 줄였다. 지난해에는 80억원을 유지했지만 2년 만인 올해 또 다시 10억원 감액을 결정한 것이다.

이사 보수한도는 최근 경영 실적과 대내외 경영 환경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이사회가 책정한다. 이를 주주총회에서 승인하면 이사회가 해당 한도 내에서 실제 지급 액수를 결정한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가전·TV 시장의 수요 위축과 경쟁 심화에 미국발 관세 부담까지 더해지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27.5% 감소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희망퇴직에 따른 수천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도 발생하면서 1090억원 영업적자(연결 기준)를 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손익과 이사 보수 집행실적, 기타 대외 경영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했다”며 “2026년에는 이사 보수한도를 전년 대비 하향해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년 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성장이 정체된 배터리 업계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삼성SDI는 2024년 120억원이었던 이사 보수한도를 지난해 100억원으로 삭감한 데 이어 올해 다시 70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사 수가 7명에서 5명으로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1조7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것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위축에도 삼성SDI는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지속하고 있어 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 일환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주식 15.2%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날 공시했다. 시장은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경우 최대 11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사 보수한도를 작년 수준인 6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2024년 이사 보수한도는 8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선제적으로 20억원을 깎아 60억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흑자 전환했지만 2024년 45억원에서 40억원으로 삭감했던 이사 보수한도를 올해도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이사 보수한도를 작년보다 25% 늘어난 450억원으로 제시했다. 일반보수 260억원, 장기성과보수 190억원이다.

작년까지 반도체 사업 부진 탓에 위기론에 시달렸던 삼성전자는 그 해 이사 보수한도를 430억원에서 360억원으로 감축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200억원 안팎의 역대 최고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사 보수한도를 다시 400억원대로 상향했다.

삼성전자의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도 지난해 60억원으로 줄였던 이사 보수한도를 올해 다시 7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에 올라 탄 삼성전기는 AI 서버부터 전장, 휴머노이드 로봇에 이르기까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고성능 반도체 기판(FC BGA) 주문이 쇄도해 올해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예고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 보수한도 삭감은) 실제 이사들에게 지급하는 보수와 차이가 커서 그에 맞게 조정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업황 위축에 따른 실적 영향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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