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옥외 집회 예외 없이 일률 처벌’ 제동걸렸다…헌재 헌법불합치[세상&]

사전신고 의무 자체는 합헌 판단
“형벌권 행사 유보 예외조항 둬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사전 신고 없이 옥외집회를 주최하면 예외없이 처벌하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것 자체는 합헌이라고 봤지만 이를 어겼을 때 예외 없이 처벌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6일 해당 규정인 집시법 제22조 제2항에 대해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 4(위헌)대 1(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위헌으로 판단하면서도 법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 기간 해당 법률 규정의 효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결정이다.

헌재는 개정 시한을 오는 2027년 8월 31일로 정했다. 이때까지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날부터 이 조항은 효력을 상실한다.

헌법재판관 4인(김상환·김형두·정정미·오영준)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각양각색의 옥외집회에 대해 포괄적으로 사전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위험성이 매우 적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 조항을 전혀 두지 않은 것은 위헌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예외조항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할지는 입법자가 논의를 거쳐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다.

단순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 2인(정형식·정계선)은 “집회에 대한 신고의무 이행은 행정상 제재로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역시 단순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 2인(김복형·마은혁)은 “신고 의무 불이행을 예외 없이 형벌로 제재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일하게 합헌 의견을 낸 조한창 재판관은 “미신고 옥외집회 주최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며 “처벌 조항은 평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옥외집회에 대한 사전 신고 의무 자체에 대한 조항은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다만 재판관 2인(김복형·마은혁)은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가 침해될 개연성 또는 예견가능성이 없는 경우 사전신고의무를 부과할 실질적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보호법익에 대한 위험성이 매우 적다는 게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처벌대상에서 제외하는 예외조항을 둬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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