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붙어서 말 걸고 흔들어”…신체접촉 없어도 ‘성희롱’ 판단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신체접촉이 없더라도 업무와 무관하게 과도한 접근으로 상대에게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면 성희롱으로 인정된다는 노동청의 판단이 나왔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은 최근 직장 내에서 대표나 상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필요하게 밀착한 상태로 대화하는 등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충남 한 인테리어 업체 직원이었던 피해자 A씨는 지난해 8월 업체 대표 B씨를 상대로 천안지청에 성희롱 피해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같은 해 5월 입사 이후 대표로부터 총 6차례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천안지청은 이 가운데 4건을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했다. A씨가 입사한 달 해먹에 누워 있을 때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지청은 “신체접촉 여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해도 가해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업무와 무관하게 과도하게 근접한 상태에서 대화하거나 피해자를 흔드는 행위를 한 것은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언동”이라고 봤다.

이 밖에도 면접 이후 식사 자리에 나온 조개를 보고 B씨가 A씨에게 ‘조개랑 같은 종류시네요’라며 언어적 성희롱을 한 행위, 출장지에서 복귀하는 차량 내에서 ‘목 마사지를 해달라’고 종용한 행위 등도 모두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일부 인정됐다.

한편 지청은 회사가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을 인지하고도 조사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에 대해 조사 의무 미이행임을 인정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피해자 측 이미소 노무사는 “직장 내 성희롱은 내밀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가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그로 인해 신고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노동청이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더라도 업무상 필요치 않은 과도한 근접 행위에 대해 성희롱으로 인정한 것은 피해자 관점에서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판단한 결과로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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