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확대 싱크탱크…금융연구단 출범” [H-EXCLUSIVE]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연체기간무관 ‘맞춤형 채무조정’ 도입
재기 의지 등 반영 데이터 기반 지원
국민 금융기본권 지키는 보루役 전력


김은경 신용회복위원장 겸 서민금융진흥원장이 2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서울중앙지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진정한 경제 성장은 주식 시장의 호황뿐 아니라, 취약 계층을 위한 경제적 지지대를 공고히 구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지난 1월 취임한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서민금융진흥원장 겸임)은 본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채무자들이 신용 회복을 통해 재기하는 과정을 시혜적인 혜택이 아닌, 헌법적 가치에 기반한 시민의 당연한 권리로 바라봐야 한다”는 취임 소회를 밝혔다.

▶“금융은 시민의 기본권… 3월 가칭 ‘금융연구단’ 출범”=그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금융 기본권’이었다. 김 위원장은 “양극화를 해소해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전략적인 경제 성장 모델”이라며 “채무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재기할 수 있도록 ‘금융 기본권’이라는 개념으로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복위를 단순히 채무를 조정해 주는 곳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기관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이러한 철학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복위는 이르면 3월 ‘(가칭) 금융(기본권)연구단’을 출범할 예정이다. 현재 신용회복위위원회 경영혁신본부 산하의 조사연구실을 연구단 차원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연구단은 서민 금융 확대를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실무에만 매몰되지 않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국가 정책에 기여하는 공신력 있는 기구를 만들고 싶다”며 “연구 결과물을 투명하게 공개해 학계와 공유함으로써 정책의 실효성과 책임감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체 기간 무관한 ‘맞춤형 채무조정’ 도입… “재기 의지가 핵심”=정부의 ‘포용적 금융 대전환’ 기조에 맞춰 채무조정 시스템도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의 ‘상환유예→이자감면→원금감면’으로 이어지는 3단계 지원 체계가 연체 기간에 얽매여 실효성 있는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체 기간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채무자의 ‘재기 의지’”라며 ‘연체 일수 무관 채무조정’ 도입 계획을 밝혔다. 연체 기간과 상관없이 채무자의 상환 능력과 채무 과중도를 합리적으로 평가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신복위는 데이터 분석 전문기관을 통해 ‘채무 과중도 평가 모형’을 분석 및 테스트하고, 단계적으로 실제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취약 차주에 대한 채무 조정은 단순히 빚을 탕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정상적인 경제 주체로 복귀시켜 소비 기반을 유지하고 잠재 성장력을 지키는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확대와 재원 확보가 관건…“공급자 아닌 수요자 중심 금융으로”=김 위원장은 불법사금융 노출과 금융사기 등 금융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며, 취약차주를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재원 마련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과 군인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금융 교육을 확대해 금융 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원활한 지원을 위해 금융권 출연금 외에도 다양한 금융 기법을 동원해 재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인터뷰 끝에 김 위원장은 ‘서민’이나 ‘포용’이라는 용어에 담긴 권위적인 시각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며 공급자보다는 수요자 입장에서 고민하는 신용회복위원회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포용’은 누군가 베푼다는 갑을 관계를 전제하고, ‘서민(庶民)’이라는 단어 역시 ‘서자’를 뜻하는 한자를 사용해 이를 낮춰 부르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그는 “공급자 입장이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들을 ‘힘겨운 상황에 놓인 국민’으로 존중하며 바라보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임기 동안 국민의 금융기본권을 지키는 든든한 보루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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