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제부터 탄두 1t 미만 미사일 발사 안해”

‘모즈타바 헌정작전’…고위력 미사일 운용
유럽·아랍국엔 “美·이 외교관 추방땐
호르무즈 해협 통과 허용” 압박 외교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중동과 인근 지역의 미군 시설 등을 공격해 온 이란이 미사일 위력을 증강하겠다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마지드 무사비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미사일 발사 위력과 빈도를 높이고 사거리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무사비 사령관은 “지금부터 1톤 미만의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은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고위력 미사일 운용 방침을 강조했다.

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새 최고지도자 탄생 뒤 첫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에 대한 31차 공격을 수행했다. 이번 작전을 새로운 군 총사령관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미사일의 위력은 탄두의 무게에 비례한다. 이란은 탄두 중량이 최대 1~2톤인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샤하브-3와 호람샤르 등을 운용하고 있다. 순항미사일 하이제브 역시 최대 탄두 중량이 2.4톤이다. 이밖에도 사거리와 탄두 중량 등 제원이 불분명한 신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미사일 발사대 다수를 무력화한 만큼, 실제 발사엔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후 걸프 지역 등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와 미국 외교시설 등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코카서스 지역의 아제르바이잔을 드론으로 공격하고 동지중해의 키프로스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선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군사 대응과 함께 외교적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IRGC는 이날 유럽과 아랍 국가들을 향해 미국과 이스라엘 외교관을 자국에서 추방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미국과 이스라엘 외교관을 자국 영토에서 내보내는 유럽 또는 아랍 국가는 누구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완전한 자유와 권한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 충격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선박 통행 불가’를 선언한 뒤 지난 3일 실제 폐쇄 조치에 들어갔다. 그 여파로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는 이날 한때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석유 수출의 핵심 관문으로 전 세계 해상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이다.

현재 석유와 가스를 실은 수백 척의 선박이 해협 양쪽에 정박한 채 통과 재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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