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유배당 보험 역마진 구조 지속”…계약 현황 첫 공시

공시 통해 누적 결손 규모 공시
3.9조 배당에 결손 보전 11.3조
보장금리 7%, 운용수익률 4%대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전경. [삼성생명 제공]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삼성생명이 11조원이 넘는 유배당 보험 누적 결손 실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역마진 구조가 고착하면서 향후 계약자 배당 재원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날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유배당 보험 계약 현황과 손익 구조를 상세히 담았다. 삼성생명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유배당 계약의 구체적인 결손 규모와 배당 전망을 적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배당 보험은 운용 이익의 일부를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으로, 국내 생보사들은 역마진 부담 등을 고려해 현재는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이 보유한 유배당 계약은 148만건, 부채 규모(최선추정부채·BEL)는 59조6000억원이다. 이들 계약은 과거 고금리 시절 판매된 확정형 상품이 대부분이다.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장 금리는 평균 7%에 달하지만, 지난해 삼성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은 4% 수준이다. 3%포인트(p)에 달하는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40년간 총 31회에 걸쳐 3조9000억원의 계약자 배당을 지급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유배당 계정에서 발생한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주주 몫인 이익잉여금에서 11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배당으로 나간 돈보다 주주가 메운 금액이 3배 가까이 큰 구조다.

현재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전자 지분율은 법상 한도인 1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두 회사는 상반기 중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주식 매각 차익이 발생하면 유배당 계약자들도 배당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보고서에서 “매각 이익 중 유배당 계약에 배분되는 금액이 기존 유배당 결손액에 미치지 못한다”며 “추가 배당 재원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삼성생명도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했지만, 계약자 배당 재원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삼성생명은 구조적인 역마진으로 인해 앞으로도 유배당 계약에서 초과 이익이 발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향후 보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운용수익률이 발생하거나 투자자산 매각 등으로 유배당 귀속 이익이 기존 결손을 초과하면 재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일탈회계 중단으로 삼성생명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처리한 유배당 계약자 몫은 17조595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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