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미쓰비시도 역대급 수주 릴레이
AI발 전력난…전기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가스터빈 수요↑
가스터빈 급한 고객사들에 두산에너빌 대안으로 부상 中
두산 가스터빈 발전효율 63%…세계 최고 수준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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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MW급 가스터빈 제품.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인공지능(AI)발 전력난 여파로 글로벌 가스터빈 빅3(독일 지멘스, 미국 GE, 일본 미쓰비시)가 역대급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빅3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주문량이 넘쳐나면서 공급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대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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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멘스에너지는 지난해 10~12월 가스터빈 102기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이다. 2025 회계연도 기준(2024년 10월~2025년 9월) 수주량(194기)의 절반 이상을 1개 분기만에 수주했다.
GE 버노바의 지난해 가스터빈 수주량은 173기로 전년(112기) 대비 54.5% 증가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지난해 4~12월 가스터빈 31기를 수주했다. 전년 동기(15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지멘스, GE와 비교했을 때 수주량은 적지만, 500㎿(메가와트) 이상의 대형 가스터빈을 집중적으로 수주해 수익성이 높다.
글로벌 빅3의 가스터빈 수주량이 급증한 이유는 AI와 연관 있다. AI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인프라의 필요성은 커졌지만, 정작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은 부족하다. 빅테크 기업들이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화력 발전소 건설 등을 추진하면서 발전소 핵심 설비인 가스터빈 수요가 자연스레 증가했다.
빅3에 주문이 쏠리자 고객사들은 제품을 최대한 빨리 받기 위해 슬롯예약제도(SRA)를 활용하고 있다. SRA는 일정 기간 내 가스터빈을 확보하기 위해 제작사의 생산라인을 미리 선점하는 제도다. SRA 가격은 빅3마다 다르지만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RA로 확보한 가스터빈의 주문을 취소할 시 고객사들은 예약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SRA를 통해 가스터빈을 일찍 확보하려는 고객사들은 줄을 서고 있다.
수요가 폭발하자 빅3는 가스터빈은 물론 SRA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E 버노바는 지난 1월 진행된 실적 발표회에서 “SRA 가격이 기존 수주잔고 대비 10~20%포인트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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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전경.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
지멘스와 GE, 미쓰비시는 넘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가스터빈 수요가 당분간 식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빅3가 모든 주문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때 두산에너빌리티가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가스터빈을 한시라도 빨리 확보할려는 고객사들에 두산 가스터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두산 가스터빈은 2019년 국산화에 성공한 이래 국내 시장에 주로 공급됐는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 수출에 성공했다. 지난 6일에는 미국 테크 기업과 380㎿급 가스터빈 7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에 총 12기의 가스터빈을 공급하게 된다.
두산 가스터빈은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세기 중반부터 가스터빈을 양산했던 빅3와 비교했을 때 역사가 짧아서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빅3 대비 다양하지 못하다. 두산 가스터빈 최대 용량은 380㎿인 반면 글로벌 빅3는 500㎿가 넘는 가스터빈을 생산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불리한 위치에 있음에도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들로부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두산 가스터빈이 처음으로 공급된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1만5000시간 가동, 실증에 성공하면서 성능을 입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H-클래스 가스터빈은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63% 이상의 발전 효율을 달성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늘어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2028년까지 창원사업장 연간 생산 규모를 현재의 1.5배 수준인 12대로 확충하는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가스터빈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수소터빈 개발에도 속도를 내 차세대 무탄소 발전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