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나프타 수입 차질
“실물 나프타 구하기 어려워…가동률 최저 수준 유지”
국내 정유사 나프타 수출 물량 일부 국내 전환 등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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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연 석유화학 업계 간담회에 정종은 LG화학 상무(오른쪽부터), 김동욱 한화솔루션 상무, 김영번 롯데케미칼 상무, 배용재 여천NCC 전무가 참석해 있다. 왼쪽은 채정묵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연합]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내 석유화학(석화) 기업들이 나프타 공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나프타 비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종은 LG화학 상무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유가급등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한 석유화학 업계 간담회’에서 “원유나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국가 전략 물자로 인식돼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저장탱고를 구축하고 있는데 나프타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프라를 통해 만들어진 에틸렌이 산업의 쌀 역할을 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나프타 비축 체계가 필요하가”고 강조했다.
국내 주요 석화 기업들은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나프타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서 주요 수입 통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석화 기업들의 나프타 수입 비중은 53%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상무는 “석유화학 업계는 전쟁 이전에도 글로벌 공급과잉 위기를 맞았었는데 이번 중동 사태로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며 “나프라를 전부 외부 조달해 사용하고 있는데, 현 나프타 가격이 전쟁 전 대비 2배나 올랐다”고 설명했다.
배용재 여천NCC 전무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실물 나프타를 굉장히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재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장 가동률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에틸렌을 공급하는 업체로서 수출보다는 국내에서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업체 등에 전략 판매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나프타 물량을 다 공급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4~5월간 이어질 듯”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석화 기업들이 보유한 나프타 재고 분량이 약 2주에 불과한 것으로 알렸다. 석화 기업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 알제리 등을 통해 나프타를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석화 기업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중단된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을 재개해달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미국이 최근 제재 대상이던 일부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나면서다.
국내 정유사들의 나프타 수출 물량 일부를 국내로 전환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석화 기업 관계자는 “현 상황으로는 이른 시일에 나프타 재고가 바닥나는 게 분명한 만큼 정유사들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석화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플라스틱 업체들이 비용 상승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채정묵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전쟁 이후 톤당 20만원 수준의 가격 인상과 함께 공급 물량 조정이 이뤄졌고, 추가 인상과 공급 중단 가능성까지 통보받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공급 안정 ▷가격 급등 방지 ▷원자재 가격 연동제 도입 등을 건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