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쑥대밭 와중 ‘트럼프 얼굴 새긴 금화’ 추진?…미국 ‘부글부글’[1일1트]

이란 긴장 속 셀프 기념화폐 논란…“민주주의 맞나”
24K 금화에 ‘주먹 쥔 트럼프’…“크면 클수록 좋다”
“군주도 아닌데 왜 얼굴을?”…정치권·전문가 반발

 

미국 조폐국(재무부)가 게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새겨진 금화 디자인 도안. [워싱턴포스트(WP) 캡처]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긴장 격화 속에서도 자신의 얼굴을 새긴 ‘기념 금화’ 발행을 추진하면서 미국 내 논란이 들끓고 있다.

이란과의 군사 충돌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대통령 개인을 기리는 화폐를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연방 예술위원회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기념용 금화를 승인했다. 문제는 이 위원회가 전원 트럼프가 임명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앞서 초당적 성격의 시민 화폐 자문위원회(CCAC)는 해당 안건 자체를 거부한 바 있다.

논란의 금화는 24K 순금으로 제작되며, 책상에 기대 두 주먹을 쥔 채 서 있는 트럼프의 모습이 담긴다. 이 이미지는 백악관 수석 사진사가 촬영한 사진을 기반으로 한다. 조폐국 관계자는 해당 디자인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승인했다고 밝혔다.

위원회 내부에서는 금화 크기를 두고 “클수록 좋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트럼프의 비서인 체임벌린 해리스는 “유통되는 것 중 가장 큰 크기가 그의 선호일 것”이라며 “매우 강하고 단호한 이미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와 가까운 건축가 제임스 맥크리리 2세 역시 “지름 3인치까지 최대한 크게 만들라”며 승인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절차적 문제도 적지 않다. 미국 화폐 디자인은 통상 두 개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또 다른 심의 기구인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현직 대통령을 화폐에 넣는 것은 민주주의 전통에 어긋난다”며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공화당 추천 위원인 마이클 모런조차 “이건 잘못된 일이다. 미국 화폐의 전통에 반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일부 위원들은 행정부가 이를 강행할 경우 법적 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위원이었던 농구 스타 카림 압둘자바르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트럼프는 국가에 많은 피해를 줬다”며 “이런 기념은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반발도 거세다. 제프 머클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신의 얼굴을 동전에 새기는 건 군주나 독재자가 하는 일”이라며 “민주주의 지도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그럼에도 미 재무부는 이번 금화가 건국 250주년 기념에 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브랜던 비치 미 재무관은 “현직 대통령만큼 상징적인 인물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역사상 생존 중인 대통령이 화폐에 등장한 사례는 1926년 캘빈 쿨리지 단 한 번뿐이다. 당시에도 거센 논란 끝에 대부분의 동전이 회수돼 녹여졌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1달러 동전 디자인. 예술위원회는 1월 이 디자인을 승인했다. [워싱턴포스트(WP) 캡처]

트럼프 행정부의 ‘화폐 개인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트럼프 얼굴이 담긴 1달러 동전이 추진됐지만 자문위원회가 거부했다. 그러나 올해 1월 예술위원회는 동일한 디자인을 다시 승인했다. 실제 발행 여부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센터, 미국평화연구소 등에 그의 이름을 붙이려 했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 또한 덜레스 국제공항을 트럼프 이름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동관을 철거한 후 대형 연회장을 건설하고 있고, 워싱턴DC에 높이 250피트 규모의 개선문을 세우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론은 부정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공항과 문화시설 명칭 변경에 반대했고, 찬성은 약 15%에 그쳤다. 백악관 동관 철거와 개선문 건설 역시 다수의 반대에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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