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병원비 없어 힘든 이들 위해”…80대 할머니, 10년 만의 ‘보은’

할머니가 800만원과 함께 남기고 간 편지. [부산성모병원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과거 병원비가 없어 수술을 포기할 뻔했던 80대 노인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준 병원을 찾아 10년 만에 수백만원을 기부한 사연이 전해졌다.

부산 남구 용호동에 사는 80대 전모 할머니는 최근 부산성모병원에 현금 800만원과 함께 손편지를 전달했다. 편지에는 “먹을 것 안 먹고 한푼 두푼 모았습니다. 저같이 병원비가 없어 힘든 사람한테 써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전 할머니는 지난 2017년 1월 해당 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았다. 당시 당뇨 수치가 500을 넘고 고혈압과 고지혈증까지 겹친 위중한 상태였지만, 치료비가 없어 수술을 포기할 지경이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병원 사회사업팀 수녀는 하루에 두세 번씩 전화를 걸어 전 할머니를 설득했다. 덕분에 전 할머니는 병원을 찾아 병원과 후원자의 도움으로 무사히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전 할머니는 “종교가 불교였지만, 조건 없이 손을 내밀어 준 수녀님과 병원 측의 배려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치료 이후 행정복지센터와 구청을 오가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기초생활수급자 및 의료급여 1종 혜택을 받게 됐다. 아울러 주치의와 병원 측의 연계로 50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받아 꾸준히 치료받으며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할머니는 그 과정에서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는 수녀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이후 전 할머니는 식비를 아껴가며 10년 동안 한푼 두푼 돈을 모아 과거 지원받았던 500만원에 직접 모은 300만원을 더해 총 800만원을 병원에 기부했다.

병원 관계자는 “절망 속에서 피어난 어르신의 따뜻한 ‘보은’이 각박한 현대 사회에 진정한 나눔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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