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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2026년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최고은 작가, 노혜리 작가. [연합]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해방공간’의 기념비로 꾸며진다. 다양한 주체와 세계가 공명하며 포용적 움직임을 생성하는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ARKO)는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6년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를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라는 주제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관 전시를 총괄하는 최빛나 예술감독은 “‘해방공간’이라는 주제는 2024년 12·3 비상계엄에서 출발했다. 국가의 형성과 민주주의 발전, 역사적·공동체적 의식을 깨우는 사건이었다”며 “미술이 동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고민하며 1945~1948년의 해방공간을 현재로 확장시켰다. 서로 다른 주체들이 나라와 세계를 새롭게 구성하고 고쳐 쓰기 위해 해방공간을 하나의 운동으로서 지속하고, 살아 숨쉬는 기념비를 베니스에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해방공간은 일제 강점기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자 했던 역사적 과도기면서 새로운 주권 개념의 실천과 세계 만들기를 위한 현재진행형 운동 공간을 지칭한다.
이는 한국을 넘어 국제 사회 전반으로 확장된다. 세계 곳곳에서 국가 주권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과 극우 정치의 부상이 이뤄지는 가운데, 해방공간을 되찾고 지속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베니스비엔날레에는 매회 80개 내외의 국가관이 참여하는데, 그 중 27개만 자르디니에 독립된 건물을 갖는다. 한국도 1995년 자르디니에 입성했다.
최 감독은 “한국관은 여러 형태로 구성돼 있고 유리가 많아 환경에 민감하다. 비교적 늦게 합류해 일본관, 러시아관, 독일관을 거쳐 보게 돼 있다. 건물 자체가 한국의 굴곡진 역사와 복잡한 지정학적 위치를 반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관은 경계와 방어의 ‘요새’와 새로운 생명을 보듬고 키워내는 ‘둥지’의 대조적 감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최고은 작가와 노혜리 작가과 대표 작가로 참여해 각각 요새와 둥지를 시각화한다.
최고은의 ‘메르디앙(Meridian)’은 한국관의 실린더 공간에 주목해 건축의 내부와 외부, 과거와 현재를 매개하는 인프라의 보이지 않는 흐름을 조각이라는 매체로 드러낸다. 작업의 제목은 지리학적 자오선이자 동양 의학에서 기의 흐름을 뜻하는 경락을 뜻한다.
노혜리는 ‘베어링(Bearing)’이라는 제목으로 설치 및 수행 작업을 선보인다. 관객들은 애도, 기억, 전망, 생활, 기다림, 계획, 나눔, 공유의 8개 스테이션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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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작가. [연합] |
이번 전시는 미술 작가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창작자 및 활동가도 펠로로 초청해 한국관의 운동성 및 연대 의식을 확장한다.
특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초대 참여가 눈에 띈다. 한강 작가의 미술 작품 ‘Funeral’(2018)이 애도 스테이션에 전시된다. ‘장례식’이라는 뜻의 이 작품은 한강 작가가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모티브가 된 꿈에서 본 장면을 조각으로 직접 실현한 것으로, 하얀 눈밭 위에 서 있는 타버린 숯 같은 까만 조각들은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들을 의미한다. 한강 작가는 전시 설치 과정에 함께할 예정이다.
또한 전시 도록 대신 발간하는 선집에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1, 2쪽이 실리게 된다.
이 밖에 농부-활동가 김후주, 작가 겸 가수 이랑, 사진작가 황예지, 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가 펠로로 참여한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서 한국관은 일본관과 사상 최초로 자르디니 내 유이한 아시아 국가관 간의 협력을 도모한다. 아트바젤 홍콩 주간 중 공동 조찬 행사(3월 24일)와 베니스에서의 공동 개막 만찬 행사(5월 6일) 등을 준비 중이다.
1895년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국제 행사다. 2026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약 7개월간 베니스 자르디니공원과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 열린다. 한국관은 프리뷰가 시작되는 5월 6일 공식 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