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노동부, 본사 등 압수수색
불법 증축·안전 관리 수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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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감식에 돌입한 가운데 화재 현장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날 화재로 인해 14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 74명이 발생했다. 대전=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이용경·김아린·전새날 기자] 근로자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참사로 기록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감식이 23일 시작됐다. 아울러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전 안전공업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공장 내 불법 증축과 안전관리 실태 전반을 겨냥한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재 발생에 대한 회사 측의 과실과 불법 구조변경 조사 결과 등에 따라 사법처리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노조 측은 불과 2주 전에도 회사 측에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소방·노동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전기안전공사 등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유가족 대표 2명이 참관한 가운데 화재합동 감식에 돌입했다. 다만 구조물 정밀 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공장이 붕괴할 위험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내부 진입을 통해 감식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공장 구조물이 화재로 장시간 고온에 노출돼 붕괴될 위험이 크다”며 “우선 불에 탄 공장의 외관 위주로 감식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감식은 발화 지점과 화재 확산 경로, 건물의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까지는 공장의 동관 1층 엔진 밸브 생산 공정 부근이 유력한 발화 지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수사당국은 공장 내 불법 증축 여부와 위험물 관리 등 화재 위험 요인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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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감식에 돌입하고 있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날 화재로 인해 14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 74명이 발생했다. 대전=임세준 기자 |
사망자가 집중됐던 2층 복층 구조의 휴게 공간은 건축 도면에 없는 불법 증축 구간으로 파악됐다. 해당 공간은 휴게실과 탈의실, 간이 운동시설 등이 결합된 형태로 운영됐으며 일부 직원들이 평소 휴식을 취하거나 낮잠을 자던 곳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간은 외부와 연결된 창문이나 충분한 대피로가 없어 화재 발생 당시 신속한 탈출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체 사망자 14명 가운데 9명이 이곳에서 발견됐다. 수사당국은 이 같은 구조 문제가 인명 피해 확대에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하고 있다.
화재 확산 원인으로는 공정 과정에서 사용되는 절삭유와 기름 찌꺼기 등이 지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장 내부에서 화재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는데도 관리가 미흡했다는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 업체는 사고 이전부터 위험물 관리와 관련해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안전관리 체계와 경영진의 인지 여부 등을 폭넓게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화재 당시 대응 과정도 조사 대상이다. 일부 생존자들은 평소 화재경보가 잦은 오작동을 보여 실제 상황에서도 경각심이 낮았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시에도 경보음이 울렸지만 이를 오작동으로 판단해 대피가 지연됐다고 한다.
대전경찰청은 131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공장 내외부 CCTV를 확보하고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2층 휴게시설 불법 증축과 소방 설비 작동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 중이다. 노동부는 안전공업 경영진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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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안전공업 화재 주요 경과 [헤럴드DB] |
이번 화재 참사로 14명이 숨지고 60명(중상25명·경상 35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공장에는 약 170명이 근무 중이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대피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 화재는 지난 20일 오후 1시17분께 발생해 약 10시간30분 만에 진화됐다. 당국은 희생자 전원에 대해 부검했고, DNA 분석을 통해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확인이 끝나는 대로 시신을 유가족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황병근 안전공업 노동위원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사고는 “사측의 이윤 중심적 경영의 발로”라고 지적하며 “노동조합 쪽에서는 그간 안전 개선을 위한 요구를 노사 협의 등을 통해 꾸준히 사측에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주 전에도 사측에 안전 문제에 대해 우려를 전했었는데, 이윤 추구로 인한 안전 불감증이 문제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현재 유가족들과 소통하면서 정부와 경영진을 향한 입장과 요구 사항을 추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화재 안전 기준이 준수되지 않은 불법 증축의 흔적이 의심된다고 말한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가연성 물질인 나트륨을 분리 보관하거나 불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을 이용하는 등 여러 가지 안전 조건들이 무시된 정황이 의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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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노용노동부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에 돌입하고 있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날 화재로 인해 14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 74명이 발생했다. 대전=임세준 기자 |
정부는 산업재해 사망 사고에 대해 엄정 대응 기조를 강조해 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화재 희생자 유가족과 만나 사고 수습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유가족 측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대전시청 2층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을 찾아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가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안전 회피적 노동 현장 관행이 다시금 드러난 것”이라며 “노동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는 것이 기업의 경영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재해 사고 관련 장관의 직을 걸 만큼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노동 환경 안전은 한때의 구호가 아니라 당연한 사회 규범으로 정착하도록 이번 정부에서 계기를 잘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안전공업 측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사과를 전하는 한편 재발 방지 조치도 약속했다.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는 지난 21일 사고 직후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고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모든 분들과 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필요한 지원과 피해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손 대표는 “관계 당국에 성실히 협조하고 사고 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안전 점검과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