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교원단체 “처벌 받을 부담에 상담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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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과의 상담 내용을 외부에 누설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교육 현장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를 분석해 AI가 제작한 그림. [제미나이로 제작]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학생과의 상담 내용을 외부에 누설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교육 현장이 반발하고 있다. 학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처벌 조항이 교사들의 학생 상담과 마음건강 지원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교육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학생 마음건강증진 및 정서행동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학생의 마음건강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학교 내 상담 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또 교육부 장관이 5년 단위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학교 내 상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학생상담정보시스템 구축 및 우수 교원 인센티브 부여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현장 교사들이 강하게 반대하는 것은 법안에 포함된 강력한 ‘처벌 조항’이다. 해당 법안은 정서행동문제 지원 과정에서 알게 된 학생의 비밀을 누설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담 중 다뤄지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낙인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하겠다는 취지임에도 교사들은 이 조항이 상담 제도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위기 학생을 돕기 위해 동료 교사나 외부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필수적인 협업 과정조차 범죄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제2의 아동복지법 사태’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한다. 한 14년차 초등교사 A씨는 “과거 아동학대 관련 신고 의무 강화 이후 현장에 문제가 커졌던 것과 같은 유사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며 “마음건강 사업의 취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처벌 조항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도 즉각 수정 및 삭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위기 학생을 위해 선배나 동료 교사에게 자문도 구하지 말고 혼자 알아서 판단하고 해결하라는 것이냐”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에 상담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학교는 여러 교사가 협업하는 공간인 만큼 이 처벌 조항은 수정을 넘어 아예 삭제해야 한다”며 “법안에 기재된 처벌 규정이 도입되면 상담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재차 강조했다.
교육당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번 법안 논란과 관련해 “아이들을 지도하다 교사가 징역형을 살아야 한다면 누가 소신 있게 교단에 서겠나”라며 “처벌 중심의 법은 교사를 ‘방어적 교육’으로 몰아넣고 그 피해는 결국 아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